잡소리/잡담 2026. 1. 8.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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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도 안 보고 신문도 잘 안 보게 되다 보니 확실히 뭘 쓰려고 해도 잘 안 나가진다. 하긴 뭘 쓰려면 떠오르는 게 있어야 하는데 떠올릴 수 있는 소재가 없으니 당연하지만. 하지만 그런 소재를 많이 준비해서 썼을 당시와 지금이 무슨 차이가 있는가 하면 잘 모르겠다. 아무리 열심히 써도 아무도 봐주지 않아서 울어도 아무도 봐주지 않았던 기억만 수두룩하게 남아있다. 그 동안 봐왔던 책들에게서 대체 무엇을 얻었던 건지 잘 모르겠다. 어릴 적엔 책을 보면 사람들이 대견한 것처럼 대해줬다. 아 그런데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그 사람들도 내가 무슨 책을 읽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에 대해선 그렇게 관심이 없었던 것 같다. 단지 책을 읽는다는 행위만 본 것 같다. 아 판타지 소설들이 재밌어 보여서 잡기 시작했더니 그런 책을 보냐는 말을 들었고 만화책이 재밌어 보여서 잡았더니 오타쿠 취급하기 시작했나. 내용이 복잡한 책들을 봐보고 이해한 점들을 인터넷에 올려봤자 아무런 관심도 받지 못했다. 그런 건 이미 더 훌륭하게 써놓은 글들이 수두룩하기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그 쪽을 보고 관심 없는 사람들은 아무도 보려 하지 않으니깐. 난 항상 애매한 위치만 달려갔을 뿐이다. 그걸 알면서 무시하고 계속한 결과 아무도 관심 없는 조금만 수틀려도 무너질 모래성만 만들어진 것이다. 왜 쌓는 건지 아무도 모르고 나도 모르는 모래성. 아무도 없고 아무도 찾지 않는 모래성의 소유권을 주장해 봤자 비웃음만 받을 뿐. 어차피 광활한 우주 안에서 존재의 의미도 없는 개체인데 뭘 하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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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lone glowf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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