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8.07.28 :: 누구를 위한 정치쇼인가
  2. 2018.05.01 :: 민주주의를 망각한 집단행동
  3. 2018.01.30 :: 숭배 정치

이번주에 글을 쓰지 않았던 것은 고 노회찬 의원 일 때문에 힘이 많이 빠진 것도 있었지만 상중에 어떤 글을 쓰는 것이 고인을 추모하는 의미를 퇴색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런데 트위터에 이런 글이 올라와 있는 것이 보였다.



26일 오후 7시. 이 시간 연세대 대강당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고 노회찬 의원 추도식에 참석하여 고인을 애도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런 시간에 대통령 직함을 가진 사람이 사람들과 술을 마시면서 즐거워 하고 있었다니 뭔 이야기인가 싶었다. 공식적인 행사가 이미 예정되어 있어서 거기에 참석하다가 술자리를 가졌다도 아니고 (청와대 주장에 따르면) 비공식적인 자리에서 가진 술자리였다. 정말 비공식적으로 시민들과 술 한 잔 마시면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면 굳이 이 시간대였어야 할 이유도 없다. 다른 날을 기약해도 충분했다.


우연히 만났는데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이른 저녁에 시간이 나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라... -_-a


https://news.v.daum.net/v/20180723150009297


문재인이 고인에 대해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면 모르겠다. 청와대 회의 모두발언에서 이런 언급을 하고선 사흘 뒤 많은 사람들이 애도하고 있는 와중에 이런다라... 애도하고 있는 걸 몰랐을 리도 없었을 텐데 이런 식으로 일이 진행된 걸 보면 회의에서 하는 발언이란 게 꽤나 가벼운 모양이다. 


https://news.v.daum.net/v/20180724030745242


기껏해야 방송취소 정도가 전부네. 이것도 해병대 사고가 더 컸을 것 같고.


문재인에 대한 기대를 저버린 지 오래되긴 했지만 이번 일을 보고 나니 정말 당황스럽기만 하다. 이명박근혜 시절 청와대 계정을 블락해 놓고 있다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이런 건 안해도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이명박근혜 청와대 계정이 폐쇄되다시피하고 다시 만들어져서 그런 것도 있긴 했지만 그냥 다시 블락하는 게 나을 것 같다. 이런 식으로 배려라곤 쥐뿔도 없는 걸 시민을 위한 행동이라 광고하는 게 정치인가.


*고인을 위한 추도식과 영결식을 보면서 알게 되었는데 고인이 정계에 있는 동안 옷도 구두도 새로 맞추지 못하고 헌 양복과 구두를 착용해 왔고 시간이 없어서 샌드위치나 국수로 때우는 일이 빈번했다고 한다. 왜 그렇게 확 닳았는지 알 수 없는 운동화를 보여주고 일부러 설비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옥탑방에 살면서 보좌관을 괴롭힌다는 박원순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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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lone glowfly
:

최근에 자유한국당을 해산시켜 달라는 청와대 청원이 올라왔다. 28일에 올라온 이후 사흘 동안 7만 명이 넘었으니 한 달 동안 20만 명 모으는 게 그렇게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 이걸 보면서 든 생각이야 뭐 통진당 해산 일이었다. 통진당 사태 이후로 사상적으로 NL에 경도되어 있었고 이석기를 비롯한 몇몇 꼴통들이 전쟁 일어나면 이에 맞춰 무적의 BB탄총을 들고 궐기하자는 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꺼낸 것이 빌미가 되면서 박근혜 정부가 이 때다 하고 질렀던 민주화가 이루어진 이래 초유의 사건. 이 때 상당수 통진당 자체에 대해서는 어이없어 했지만 정당 해산은 시민들의 투표로 이루어져야 하지 정부에서 강압적으로 나서는 건 옳지 못하다는 것으로 뜻이 모아졌던 걸로 기억한다.(물론 친박을 비롯한 자칭 보수는 아니었지만) 그런 말을 했던 사람들이 이제 와선 자유한국당에 대해서 정부에게 정당해산에 나설 것을 청원한다라... 이렇게 되면 박근혜와 다를 게 무엇인가 싶다.(예전에도 두 세력이 크게 다를 바 없다는 이야기를 하긴 했지만...) 이것도 내로남불인 건지 자기들의 뜻과 안 맞다고 무조건 없애버려라 하는 것과 뭐가 다른 건지, 애시당초 민주주의를 중시한다는 사람들이 정당에 대한 평가를 투표가 아니라 정부의 강압적인 힘을 사용해서 해야 한다고 말하는 게 말이 되는 건가...

맨날 지지율이 바닥이라고 깔보고 있지만 지지율이 1%이든 10%이든 그만큼의 사람들을 대표하는 것이 정당이다. 정당을 해산한다는 것은 단순히 국회 혹은 지자체의 구성이나 선거 번호가 바뀐다는 것이 아니라 정당으로 대표되는 사람들을 한번에 내쳐버리는 것을 뜻한다. 자신의 생각과 다르면 없어져야 된다고 생각하면서 어떻게 민주주의를 말할 수 있는 건지 의심스럽다. 최근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메갈 매카시즘하고 다를 게 뭘까?

혹자는 이 청원에 대해서 불가능하지만 설령 해산되었다 한들 민중연합당처럼 부활하면 되고 민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하기도 하는데 이것도 석연치 않다. 민의를 보여주겠답시고 아무 말이나 뱉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공권력에 행동을 요구하는 것일 경우 더욱 그렇다. 촛불시위가 한참이었던 와중에 친박들이 외쳤던 계엄령 선포하고 별반 다를 바 없어 보인다. 정당 해산이나 계엄령 선포나 하기에 부담이 클뿐이지 못할 것은 없고(실제로 헌재에서 박근혜 탄핵을 기각했을 경우에 대비한 문서가 나왔지...) 이것의 시동이 걸리는 순간 민주주의는 순식간에 종잇조각이 되고 만다는 걸 뻔히 봤으면서도 이걸 민의라고 외칠 수 있을까? 자기들이 하는 짓을 포장하려면 뭔 짓을 못하겠냐 싶기도 하지만.

이렇게 되고 보니 설령 (그럴 리 없다고 생각하고 믿고 싶지만) 문재인 정부에서 이명박근혜가 했던 것처럼 사소한 것도 반정부 인사로 몰아 사찰을 한다거나 공무원 키보드 워리어를 운용한다 해도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오히려 그걸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든다. 필리버스터까지 가동했지만 막지 못한 테러방지법, 기무사 등에서 안보를 위해 운용했다는 사이버부대 등 정부가 마음을 먹으면 하지 못할 것 없는 기재는 충분히 갖춰져 있는 상황이다. 그런 기재를 용인하거나 재촉한다면... 이건 그냥 뇌피셜이라 치자.(앞서 말했듯이 없을 거라 생각하고 믿는다.)

전에 말했던 것처럼 전체에 의한 민주주의가 이뤄지기 보다는 일부 엘리트만을 바라보는 질서가 여전히 작용되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 아닌가 싶다. 딱히 거기에 청원한 사람들이 하나의 집단이 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트위터에서 열심히 홍보하는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그냥 익명으로 운영되는 청원 게시판에서 결국 확실해지는 것은 여기에서 20만 이상을 달성한 글이 모여서 올라가는 곳이 청와대라는 것이다. 청와대에서 게시판을 관리하는 누군지 모를 공무원에게 모여질 리도 없고 결국 문재인으로 모여질 것이다. 지금 상황이 좋아지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모두 문재인 덕이니(?) 이런 현상은 더욱 열기를 가할 것이고...

이런 움직임이 얼마나 갈지 모르겠다. 하긴 내가 어떻게 생각하든 계속 이어질지도 모르겠다.저 사람들이 하는 일이 모두 다 우리 이니 하고 싶은 것 다 하게 하기 위해서인데... 자칭 보수 쪽은 망가질대로 망가졌고 정의당은 언제나처럼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다가 친노 똘마니 역할을 제대로 못했다는 이유로 얻어맞는다. 그러니 이번 지방선거는 하나마나가 될 가능성이 높고... 다른 사람들은 태평성대를 노래하는 동안 나 혼자 이런 식으로 궁시렁대다가 끝날 확률이 더 높을 것 같다. 하지만 다수가 옳은 것은 아니다, 이것만을 계속해서 말할 뿐이다.

posted by alone glowfly
:
박노자 교수가 쓴 <러시아 혁명사 강의>를 예전에 사놓고선 이제야 읽게 되었는데 책 중에 영국과 프랑스의 공산당이 어떻게 하다가 개망의 길로 접어들었는지 나온다. 양국의 공산당 모두 원래의 공산주의자로서 갖춰야 될 이념을 지키기 보다는 소련과 스탈린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만 치중한 나머지 공산당으로서 해야 될 행동을 전혀 하지 못하고 영국 같은 경우엔 처칠이 스탈린과 친하다는 이유로 보수당을 지지하고 프랑스 같은 경우엔 정부가 소련과 함께한다는 이유로 알제리 독립세력을 탄압하는 데에 제대로 된 반대 기류도 만들지 못하고 그저 "군대에 가지 마세요." 같은 허공을 향한 외침만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런 식으로 나간 결과가 지금의 프랑스와 영국에서의 공산당의 존재감이다. 
자유한국당 같은 자칭 보수뿐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쪽에 있는 자칭 진보들도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편을 갈라버리고 보는 식의 사고방식에 대해서 계속해서 우려를 가져왔지만 이런 움직임은 박근혜가 물러나고 문재인이 대선 후보에 올랐을 때 더욱 심각해졌고 문재인이 당선되자 상대를 할 수가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무조건적인 문재인 지지에 거슬리는 존재가 있다면 그게 어떤 사람이었든 간에 공격하고 보는 당황스러운 움직임이 이어졌고 반대로 문재인에 대한 것은 무조건 찬양을 하는 식으로 돌변하게 되었다. 



그런 결과가 이런 것이다. 문재인이 내세웠던 "사람이 먼저다"라는 표어의 주어는 문재인으로 바뀐 지 오래되었고 왜 노란리본을 달았는지도 다들 희미해진 것 같다. 파란리본으로 상징되는 성주 사드 문제도 마찬가지이다. 분명히 박근혜가 청와대에 있었을 때만 해도 거의 같은 소리로 사드의 불필요성을 외쳤고 이에 저항한 성주 주민들을 지지했던 것 같은데 문재인이 사드를 배치하자 똑같이 저항한 성주 주민들에게 하나같이 양념들이 급속히 투하되었다. 아니 뭐 투하된 것은 대선 때부터였다. 사드를 반대하면서 문재인을 지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애초 성주군수부터 발을 빼버리면서 동력을 완전히 상실하고 일부 주민만이 힘겹게 저항을 이어나가고 있던 판이었는데 예전부터 압도적으로 자유한국당 쪽을 지지해왔던 지역에서 어떻게 문재인 지지를 키울 수 있는 건가, 그리고 결국 문재인은 사드를 배치하지 않았는가 하는 의문이 들고 결국 그래서 당신들은 사드를 배치해야 된다고 생각한 건가 아니라고 생각한 건가를 알 수 없게 되었지만 현재 시류는 그렇다. 지금이야 예전처럼 양념이 급속투하되는 상황은 일어나지 않겠지만 그렇다고 시류가 바뀐 것도 아니다. 이것은 민주노총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http://omn.kr/ph1g


민주노총에 대해서는 "너네 심상정 지지하지 않았느냐"라는 말이 나온다. 자기들 급할 때에는 연대(라는 이름의 복속)해야 된다고 잘도 말을 꺼냈으면서 자기들하고 어긋난다 싶으면 버리는 대상을 지지했다는 이유로 이명박근혜 시절 동안 힘들게 싸워왔던 민주노총의 모습도 완벽하게 기억 속에서 지워버렸다.(알기는 했을까...) 참 대단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http://www.mediatoday.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141043


그러던 와중에 오늘 한겨레에 "있었던" 김의겸 기자가 청와대 대변인으로 간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준웅 교수의 말은 정당하다는 의미에서 새겨들을 만하지만 이에 대해 반론을 낸 뉴스타파의 최경영 기자의 말은 재밌다는 의미에서 들어왔다.


같은 기사


최경영 기자 또한 이명박근혜 정부 시절에 언론인이 정부 요직을 맡는 것에 반대해온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건에 대해서는 사표를 낸 뒤 간격을 뒀으며 한겨레가 변할 염려도 없으니 문제가 없을 거라는 논리를 폈다. 그저 "착한 사람" 논리이다. 아무리 부조리한 제도라 해도 그것을 통해 착한 사람이 올라간다면 아무 문제가 없을 거라는 방식의 사고. 이걸 최경영 기자가 내세웠다는 사실에 맥이 풀렸다. 이런 식으로 따지면 검사 출신들이 청와대로 들어가는 것도 비판할 도리가 없어지는 것 아닌가? 검찰 쪽이 정부와 독립된 행보만 보이면 되는 거니깐. 내로남불 외에 뭐라고 설명할 수 있는 거지?

지금 추세를 보면서 노무현으로 상징되는 문재인의 임기가 끝나면 저 사람들은 과연 어떤 길을 선택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문재인이 없어지면 딱 노무현을 상징하는 거두 정치가는 없다고 봐야 될 텐데 이러한 숭배로밖에 안 보이는 지지가 어디로 움직일까? 혹시 노무현의 아들 같은 걸 내세우는 것 아닐까? -_-a



저들의 미래가 이런 것이 아니었으면 하고 바랄뿐이다. 상당부분 가망이 없어보이는 쪽으로 기운 것 같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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