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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5.03 :: 누구만을 위한 정치

메갈 매카시즘이 더더욱 힘을 얻게 되면서 이젠 이 힘이 정치권을 향하게 되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인천시장을 바라보고 있었던 홍미영 전 부평구청장이 여기에 걸려들었다. 빈민운동을 중심으로 민주화 운동에 헌신해왔고 부평구에서 재선을 했을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았고 3선도 무난해 보였지만 인천시장으로 뛰어들었다. 시장 후보로 선정될 가능성도 높았다. 문제는 이 시점에서 전략공천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이 나온 것이다. 그 결과 여자면 다냐는 말이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http://www.womennews.co.kr/news/141634

과장해서 말하는 게 아니야...


인터넷에서 전방위적인 공격이 쏟아졌고 이 공격은 주로 홍미영 전 구청장의 여성운동 전력에 집중되었다. 이렇게 되면 의도하는 쪽도 이에 영향을 받는 쪽도 뻔해진다. 일러스트레이터나 성우 가지고도 이 난리통이 일어나고 있는 형국에 광역시를 대표하려 하는 정치인이 무려 페미니스트(!)라니 용납할 수 없겠지. 그 결과 모든 것이 엎어져 버리면서 경선 최하위. 여론조사가 모든 것을 말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던 후보의 성적이라 할 수 없다. 



그런 결과 더불어민주당 광역단체장 후보는 전부 다 남자 후보. 여자 후보는 전멸했다. 새삼스러울 것 없는 상황이긴 하다. 여태까지 그래왔듯이 했을 뿐이다. 가끔 여자 후보가 올라온 적도 있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예외적일 뿐...


http://www.womennews.co.kr/news/141608

한 당이 아닌 여당과 제1야당을 합친 수.


그래도 기초단체장은 좀 다르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지만 생각에 그칠 뿐이다. 서울시 내의 구청장 후보가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을 합쳐서 여섯 명이다. 그것도 자유한국당이 두 명 더 많은 2:4이다. 배현진을 공천하는 성평등의 선두주자 자유한국당! 참고로 서울시의 구는 스물다섯 개다.

지방선거에서 성비가 "조금"이나마 보장되는 곳은 끽해야 지방의회 정도다. 거기는 워낙 수가 많아서 생색내기로 내줄 여지가 많고 파고들 틈이 좀 생기니깐.


말했듯이 "조금"이다.


맨 위 기사 링크에 달린 댓글


모두를 위한 정치를 이야기하며 여성, 소수를 위한 정치를 배제해야 되는 것이 옳은 것일까? 특히 이렇게 뻔히 보이는 결과가 끊이지 않는 마당에? 애시당초 모두를 위한 정치라는 것은 불가능하다. 어떤 면에서든 간에 어느 일을 어떻게 바라보게 되든 간에 집단 간의 개인 간의 격차는 생기게 마련이다. 이것을 조율하고 좀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나가는 것이 정치이고 이걸 좀더 잘할 수 있는 사람을 뽑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라도 선거를 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돈을 들여서 할 이유가 없다.) 그런데 이런 점을 무시(무지?)하고서 무조건 "국민을 위한"을 외치는 것은 그냥 무책임해 보일 뿐이다. 이런 무책임한 말을 보기 좋아보인다고 너도 나도 외치는 것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소수를 위한 정치는 모두를 위한 것과 다른 것일까? 임산부석을 예로 들어보면 많은 사람들이 한 자리를 앉지 못하고 거기에  임신 후반기가 아니면 누가 임산부인지 표도 잘 안 나는 여자가 앉게 된다.(눈치 안 보고 앉는 비여성, 비임산부도 있긴 하지만) 하지만 도리어 임산부의 상태는 표가 잘 안 나는 임신 전반기가 더 불안하므로 그 때 더 안정적이어야 한다고 한다. 이런 배려가 없어서 태아의 건강도 나빠진다거나 하게 되면 과연 그 임산부 혼자만의 문제일까? 태아의 아빠, 그 주변의 가족들 모두 영향을 받게 된다. 직접적인 영향은 법과 규칙의 배려 대상이 받게 되지만 결국 간접적으로는 모두에게 그 영향이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그 직접과 간접의 차이 때문에 반대를 하게 된다면 결국 모두가 불행해질 수 밖에 없다. 성별 같은 경우 성전환 수술을 받거나 하지 않는 한 바뀌지 않겠지만 이걸 장애인이나 빈곤층 같은 다른 소수자로 바뀌면 이 간접은 직접으로 바뀔 수 있다. 성별의 문제도 결국 자기 가족의 문제가 되면 간접적인 영역에서 직접적인 영역으로 바뀌게 된다. 이걸 필요없는 것으로 볼 수 있을까?

소수를 대표하는 층에게 자리를 일부 주는 것이 문제인 걸까? 이런 소수를 위한 정치의 필요성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사람은 결국 소수에 속해 있는 사람일 수밖에 없다. 소수에 속해 있는 사람이 없는 자리에서 나오는 결론은 소수자를 배려하려는 측면을 담기가 힘들다. 물론 소수에 속해있지 않아도 적극적으로 이해하고 배려하려는 사람이 있을 수는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있기를 바라는 것에서 끝날뿐이다. 



국회의원의 재산이 공표될 때마다 사람들이 대표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도 이런 측면에서라고 생각해왔었는데 그냥 돈이 많은 것을 부러워했을 뿐이었던 걸까?


소수가 이런 상황을 뚫으려면 제도로서 우선권을 보장받는 수 외엔 별다른 게 없다. 이미 기득권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소수가 이들을 이기라는 것은 흙수저에게 금수저를 왜 이기지 못하느냐는 노오력 논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 금수저 논리에 공감하면서 한편으로는 이런 논리를 내세우는 것 자체가 자신들이 선척적인 기득권 위에 서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 아닐까? 아니라면 같이 싸워주는 시늉이라도 해야되는 것 아닐까?

그리고 이런 이야기를 지금도 해야 될 정도로 당신들은 페미니즘이라는 게 그렇게 무서운 건가?


*


녹색당 멋진데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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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lone glowf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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