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소리/사진 2018. 6. 12. 23:26


수요일이었던 6일날 지나가다가 발견한 어느 집의 우편함. 우리집에 공보가 온 것으로 생각되는 월요일보다 이틀이나 더 지난 시점이었는데도 선거공보가 그대로 꽂혀 있는 집이 반수였다. 이런 집들이 정치적인 관심이 높아서 저걸 꺼내볼 필요도 없는 건 아닐 테고...(투표소 바뀌면 인터넷으로 알 수 있지만 그런 것도 모를 것 같고)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이란 게 이 정도밖에 되지 않는 건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렇게 관심이 없으니 교육감이 누구인지도 모르고 누굴 찍어야 될지도 모르겠다고 하지. 조금만 검색해 봐도 후보들이 어떤 성향인지 다 나오는데... 하긴 투표의욕 바닥인 내가 할 말은 아닌가 -_-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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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소리/개소리 2018. 6. 12. 23:20


원래대로 따지면 그냥 민주주의라고 하면 될 것을 굳이 자유를 붙이느냐 하고 몇 시간을 말할 것 같은 사람들이 수백 수천은 될 것 같지만 그런 학술적 논리를 제쳐두고 저 분이 말하는 자유민주주의를 그냥 민주주의에 시민의 자유를 더 강조하는 방식이라 따져본다 해도 도대체 뭘 구출하겠다는 건지 잘 모르겠다. 전에 다음 블로그에도 썼지만 박근혜 탄핵은 민의가 모이고 모든 절차를 꼼꼼히 밟아서 대통령을 정당하게 탄핵시킨 세계적으로도 드문 민주주의란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사례였다. 그런데도 저들은 그걸 어거지로 트집잡아서 자유민주주의가 무너졌다고 외치는 것이다. 저들이 바라는 자유민주주의란 대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그리고 애시당초 서울시장이 어떻게 자유민주주의를 구출하는 걸까?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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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2018. 6. 11. 23:18

전에 영화계 미투 열풍으로 드러난 사태에 대해 썼을 때 이걸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설마 이게 이송희일 감독에게서 나올지는 몰랐다. 검색 순위에 떠있는 것을 봤을 때에도 혹시 이송희일 감독 신변상 불행한 일이라도 생긴 건가 싶었다. 이송희일 감독이 찍은 영화를 그렇게 많이 본 것도 아니지만 이송희일 감독이 언급한 영화는 꼭 봤었고(그 중 하나가 <연애담>이었지만) 푼돈이지만 이번에 인디포럼 2018을 후원한 것도 이송희일 감독을 영화를 접하는 한 지침으로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인권 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이번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서 뭘 어떻게 언급해야 될지 모르겠다. 

아무리 그래도 술에 취해서 제정신이 아니었다라든가 피해자를 게이라고 생각했다 같은 여태까지 진절머리날 정도로 접한 전형적인 책임 회피 가해자의 태도는 취하지 말았어야 되는 것 아닐까? 이래서야 이현주 감독이 취해서 문제가 되었던 태도와 뭐가 다른가. 괴물을 상대하다가 괴물이 되어버린 것인지 뭔지 이해를 하려고 해도 할 수가 없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겠지만 크게 달라지진 않을 것 같다. 그럼 난 대체 어떻게 이 일을 대해야 되는 건지 위와 마찬가지로 뭘 어떻게 해야 되는 건지 모르겠다. 안 그래도 방향이 잡히지 않는 배 위에서 폭풍우를 만난 것 같은 느낌. 그저 시야가 혼란스럽고 어둡기만 하다.



페이스북에 뭐라도 썼나 싶어서 찾아봤는데 인디포럼 2018 관련해서 쓴 글마저 지운 것 같다. 페이스북 친구사이인데도 안 보이면 비공개 혹은 삭제겠지. 그동안 저런 글을 많이 써왔고 사실이 아닌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런 사정이 어려운 것은 잘못된 권위 의식을 가지는 것과 별 상관이 없나 보다.

이것도 이송희일 감독을 통해 배우게 된 것이라면 그렇게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이미 예견되어 있었구나. 그 동안 감춰져 있었을뿐이지...


 

https://www.facebook.com/permalink.php?story_fbid=2019130171685270&id=1000076492088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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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게임 2018. 6. 10. 01:44

어제 유튜브와 니코니코동화 등을 통해 방송된 <무쌍 오로치 3> 홍보방송에서 게임 발매일이 발표되었다.



플레이스테이션 4판과 닌텐도 스위치판이 9월 27일, 스팀판이 10월 16일에 발매될 예정이라고 한다.



뭐 당연하다시피 만 엔이 넘는 가격을 제시하고 있다. 오메가 포스 20주년 공연이나 OST 음반 등을 특전으로 걸고 있는데 흥미 있고 돈도 있으신 분들은 참고하시길. 밑의 것은 DLC 시즌패스를 포함한 다운로드판 가격이다. 한국어판이 나오면 이 가격을 환율 그대로 계산한 가격보다는 더 적게 나올 테니 기다려 봐야 되나...

홍보영상에서 플레이영상을 봤는데... 오키아유 료우타로우 성우가 해서 그런 건지 아님 누가 해도 마찬가지인 건지 모르겠지만 액션보다는 화려한 장면을 선보이는 쪽으로 방향이 옮겨간 것 아닌가 싶다. 팔찌를 이용한 능력 발휘도 그렇고 마지막에 나온 원기옥(?)도 그렇고... 특히 원기옥(?)이 나왔을 때 댓글의 반응이 장난이 아니었는데(안 좋은 쪽으로) 괜찮은 걸까 싶다. 오픈월드가 아니었다는 점은 다행이지만(?)

아직 뚜껑은 다 안 열린 것 같으니라고 하기엔 최종보스로 보이는 제우스가 다짜고짜 출연... 좀 더 지켜봐야 알 것 같은데... 안 그래도 <삼국지 13> <진 삼국무쌍 8>에서 연이어 실망한 상황에 오로치 시리즈까지 이상하게 되어 버리면 어떻게 될지 불안하다. -_-;


*한국어판은 왜 또 하루가 늦는대? 다른 쪽은 다 동시에 나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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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우/스기타 토모카즈 2018. 6. 9. 12:30

나 나름대로는 좋아하는 방송을 녹음하면서 이렇게 올리면 나도 이 방송 녹음하는 것을 잊어먹기 힘들어지고 다른 사람들도 못 들었을 때 여기를 통해서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조회수가 낮은 블로그에서 더군다나 중간에 갑자기 올리기 시작했기 때문에 씨알도 안 먹힌 건지... 이 글을 작성하는 시점에선 아직 다섯 시간 남아있지만 그렇다고 지금까지 반응이 하나도 없는 게 갑자기 올라갈 이유도 없고 그냥 확정적이다. 솔직히 반응이 하나라도 있었으면 다섯 개 조건이고 뭐고 그냥 올리려고 했지만 아무도 이용하지 않았고 계속 그럴 거란 걸 알았으니 발악은 여기까지다. 사실 여기에다가 올리는 게 앞서 말한 효과를 정말 내긴 하는 건가도 잘 모르겠다. 이것도 결국 혼자서 들으면 끝인 거지.


[2018.06.07.] 아니게라 디둔 297.z01

[2018.06.07.] 아니게라 디둔 297.z02

[2018.06.07.] 아니게라 디둔 297.z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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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게임 2018. 6. 5. 23:20


<풀메탈 패닉!> 게임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나왔으나 나로선 한참 뒤에나 사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었다. 사놓고선 대체 언제까지 발효해 두고 있는 건가 싶은 게임도 있고(무려 비타판 <페이트 엑스트라>와 <소피의 아틀리에>가 아직도...) 제일 먼저 구입했던 플레이스테이션 4용 소프트도 조금 하다가 멈춘 상황이기에(<진 삼국무쌍 8>보다 재밌다고 해놓고선 결국 방치하고 있는 <무쌍 스타즈>...) 이것들부터 해결하고 봐야 되는 것 아닌가 싶었기도 했고 애시당초 얼리 어댑터도 아니기에(오히려 게임이 나온지 몇 년 뒤에야 잡아보는 거북이형...) 더더욱 그랬다. 한정판 부록으로 들어갔다는 소설이나 드라마 CD가 탐나긴 했으나 가격이 가격인데다가 정 나중에 갖고 싶어진다 한들 결국 찾아보면 새 상품이 떡하니 저렴한 가격에 나올 것이라 생각했기에 제쳐두고 있었는데...

반응을 대충 살펴보니 영 아닌 것 같다. 레바테인이 나오지 않는 스테이지도 있지만 웬만한 스테이지는 대부분 레바테인으로 밀면 끝난다는 것 같고 스토리도 그닥 충실하지 않다는 것 같다. 내가 홍보 영상을 통해서 파악했던 건 분량이나 애니메이션 특성상 다루기 힘들었던 부분을 충실하게 보충하면서 카토우 쇼우지의 꿈의 무대(?)가 실현되는 게임이었는데... 이틀 정도 해보니 플래티넘 트로피가 나왔다는 이야기도 있고 -_-; 내가 직접 한 것은 아니니 나에게 어느 정도 난이도가 될지 모르겠지만 이렇게까지 한 목소리가 나오는 걸 보면 정말 쉽고 빈약한 게임이 나와 버린 듯하다. 심지어는 이걸 게임이라 하면 게임에 대한 모욕이라는 이야기도 있을 정도면...



사실은 이랬다든가...(한번도 해본 적 없는 기종을 얕보는 거냐)


애니메이션은 잘 만들어졌다고 생각하지만 <풀 메탈 패닉!>도 게임면에서는 다른 추억팔이 작품들과 비슷한 길을 걷는 건지... 아니 뭐 지금까지 <슈퍼로봇대전>에 나온 것 정도 빼면 게임을 낸 적도 없으면서 왜 이제 와서 갑자기 이러는 건가 싶다. 마지막 국물 짜내기인 거냐? -_-; 어쨌든간에 한정판은 고사하고 통상판으로도 해보고 싶은 마음이 그닥 없어졌다. 앞서 말한대로 애니메이션에서 못 보여주는 완벽한 스토리와 전개를 기대하고 있었는데 저 말들대로라면 할 필요가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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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facebook.com/y.union1030/posts/1846543008699304

내가 녹색당을 지지하고 있는 동안 의아하게 생각했던 것을 딱 한 군데로 짚을 수는 없지만 그 중에 크게 느꼈던 것 중 하나가 기본소득이었다. 매우 웅대한 꿈처럼 들리지만 결국 이걸 어떻게 실행해야 되는지가 너무 막막했기 때문이다. 녹색당이 주장해 왔던 바가 크게 바뀌지 않았다면 한 달에 사십만 원씩을 모든 인민들이 골고루 나눠받는 방식이다. 대략 오천만으로 잡고 일 년을 계산해 본다면 이백사십조 원이 나오게 된다. 거기에 반 좀 넘게 얹어주면 지금 현재 국가예산이 된다. 그렇게 나눠가질 돈을 마련하는 것도 대략난감하지만 정말 나눠준다고 해서 무슨 변화가 있을지도 난감하다. 녹색당이 바라보는 것처럼 더이상의 성장은 바라보지 않는다 쳐도 이만한 나라를 지탱할 예산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기본소득을 실행하면 대체 그 예산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지 짐작이 되지 않는다. 다른 곳에서 쥐어짠다고 해도 한계가 있다. 쥐어짜는 걸로 할 수 있다면 유럽의 복지 선진국들이 진작에 시행했겠지만 아직 시민들을 설득하는 것도 그렇게 만만치가 않다. 석유 팔아먹어서 기본소득 비스끄무리한 거 해왔던 알래스카 이야기는 내 앞에서 꺼내지 말고.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납득을 하지 못하는 것은 선별적 복지의 해악성이다.

언젠가부터 선별적 복지를 하는 것이 상당히 나쁜 수단으로 여겨지고 보편적 복지만이 좋은 것인 것처럼 여겨지고 있다. 물론 급식같은 경우처럼 선별적 복지를 해봤자 오히려 그로 인한 돈만 더 들어가게 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자원이 한정되어 있는 경우, 그것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계층이 있는 경우 무조건 그런 선별적 복지를 나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 장애인을 위한 시설이나 제도도 선별적 복지이지만 그것을 누가 뭐라고 하지 않는다. 가난한 세대를 지원하는 것도 선별적이지만 그것을 누가 뭐라고 하지 않는다. 위에 올려놓은 정책들의 경우도 그렇다. 청년층의 취업과 경제적 안정을 도와주기 위한 대책에 대해서 신지예 녹색당 후보는 하나같이 반대 입장을 드러내면서 기본소득을 내세운다. 그렇게 기본소득이 절실하지 않은 쪽에게 일부러 나눠주기 위해 당장이 절실한 층을 외면한다면 원래의 취지에도 어긋나는 것 아닌가? 그리고 정장의 경우 많은 취업준비생들이 당장 양복이 마땅치 않아서 세탁소 같은 곳에서 대여를 하고 있고 이런 사람들을 위해 양복을 빌려주는 사회적 기업도 존재한다. 이런 것을 시에서 하는 것이 예산 낭비라면 기본소득은 왜 하는 걸까? 복지의 기본은 사회적 안전망을 키워서 부의 격차를 줄이는 것이 전제일 텐데 격차를 줄이는 것에 반대를 날려도... 

이런 생각을 하다보니 결국 앞서 말했던 전체를 지탱할 예산 중에 기본소득을 빼면 도대체 뭐가 남는 건가 하는 의문으로 돌아오게 된다. 모든 것을 기본소득에 맞춰버리고서 정작 다른 필요한 곳들은 무시해 버린다면 대체 뭘 할 수 있는 걸까? 멀리 보는 것도 좋긴 한데 가까이에 있는 난관을 무시하면서 멀리 볼 수는 없는 것 아닌가? 그 멀리 보는 방향이 맞는 건지도 정확하지 않은 판국에...

내가 맞을지 틀릴지는 모를 일이지만 녹색당 등이 바라보는 기본소득의 전망은 더더욱 모르겠다. 기본소득 지지자들이 보기엔 내가 아무 것도 모르면서 이러는 걸로 비춰질지도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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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를 앞두고 희한한 일이 벌어졌다. 서울시장 선거 벽보 중에서 녹색당 신지예 후보의 벽보만 골라서 훼손된 것이다. 선거 벽보가 훼손되는 일이 드문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한 후보만 두고 집중적으로 벌어지는 경우는 흔치 않다. 이것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분석된다.(?) 문구가 마음에 안 들었거나 시선이 마음에 안 들었거나...


엎어치나 메치나...


이 사건을 보면서 전에 레드벨벳의 아이린 가수가 <82년생 김지영>을 읽는다고 했다가 대난리가 난 때가 생각났다. 많은 남자팬들이 아이린 가수와 레드벨벳에 반기를 드는 한편 그와 별 상관없던 많은 사람들이 레드벨벳 이름과 <82년생 김지영>을 되새기게 되는 계기가 만들어졌다.(덕분에(?) 나도 <82년생 김지영>을 읽고 있다. 원래 보려고 했던 거긴 하지만.) 이번 사건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선거 벽보 훼손 행위가 반페미니즘 사이에 뚜렷한 뭔가를 낳았기 보다는 그 반대편이 또다시 뭉치게 되는 계기를 만들어 버렸다. 약자가 강자에게 던지는 돌과 강자가 약자에게 던지는 돌의 차이랄까... 전자는 약자를 뭉치게 하지만 후자는 당연한 것이기에 별반 무언가를 낳지 못한다. 메르스 사태 때의 상황이나 강남역 사건이나 똑같은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다. 

내가 이렇게 생각하고 있을 정도면 멍청할 리도 없고 나보다 똑똑한 사람들이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생각되는 남자 쪽도 이런 식으로 해서는 안 될 거라는 것을 진작에 눈치챘을 법한데도 불구하고 딱히 누가 막으려 하는 움직임이 있다기 보다는 자기들끼리 왜곡된 지식을 주고 받을뿐이다. 하긴 저 대화에 있는 분도 변호사... 생각해보면 파시즘도 그랬고 매카시즘도 그랬다. 그 사람들이 정말 멍청했다기보다는 한번 움직이기 시작한 흐름의 잘잘못을 따지지 못하고 따를 수밖에 없는 시점이 오게 된다. 물론 그 전에 흐름을 따르지 않았다면 거기까지 가지도 않았겠지만 그렇다 해도 그 흐름을 막을 수 있는 힘이 갑자기 솟아나는 것은 아니기에 거기에 짓밟힐 가능성이 있다. 사람들이 이런 시점에 있음을 생각하면서 그저 큰 흐름에 거스르지 않으려 하는 것 아닌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냥 이 흐름을 방관할 수만은 없다. 지금도 상당히 벌어졌다고 생각하지만 이 간극을 좁힐 기회를 한시라도 더 빨리 찾기 위해서 흐름을 막을 수 있도록 뭉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조건 시위를 하러 나와라 같은 게 아니라 이 흐름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모두 자기가 할 수 있는 것을 하기만 해도 이 흐름을 막을 수 있는 기반은 금방 만들어질 것이다. 아니 뭐 막지 못하고 그냥 저 사람들이 저대로 늙어가 생각이 고착되어 버린다면 그거야말로 인류가 진보하지 못한다는 슬픈 증거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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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소리/잡담 2018. 6. 5.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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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바라는 건 내 이야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 건지에 대해 이야기해 주는 거지만 사람들은 나를 힐끔 쳐다보기만 한다. 자신은 사람들이 왜 그러는지 알 수 없다. 나의 입과 귀는 이미 망가졌기 때문에 입은 뭘 전달할 수도 없고 귀는 그것이 제대로 전달되고 있는지, 사람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들을 수 없다. 정작 소통을 할 수 없는 것은 나임에도 그것을 알 수 없다. 사람들은 그저 그것을 힐끔 쳐다보기만 할뿐이다. 무엇이 문제인지 알지 못하는 나는 제 풀에 지쳐서 쓰러진다. 자신이 무엇을 잘못한 건지 생각해 보지만 그것도 소통을 하지 못하는 자의 머릿속 생각에 불구하기에 결국 도돌이표이다. 아무리 표현방법을 바꾼다 한들 나의 입이 고쳐져 있을 리도 아무리 여기저기 다녀본다 한들 내 귀가 고쳐져 있을 리도 없다. 말이 죽어가고 마음이 죽어간다. 몸은 그저 빈 껍데기가 되어있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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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책 2018. 6. 2. 23:02

목마와 숙녀

박인환

한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木馬)를 타고 떠난 숙녀(淑女)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목마(木馬)는 주인을 버리고 그저 방울 소리만 울리며

가을 속으로 떠났다 술병에서 별이 떨어진다

상심(傷心)한 별은 내 가슴에 가벼웁게 부숴진다

그러한 잠시 내가 알던 소녀(少女)는

정원의 초목 옆에서 자라고

문학이 죽고 인생이 죽고

사랑의 진리마저 애증(愛憎)의 그림자를 버릴 때

목마(木馬)를 탄 사랑의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세월은 가고 오는 것

한때는 고립을 피하여 시들어가고

이제 우리는 작별하여야 한다

술병이 바람에 쓰러지는 소리를 들으며

늙은 여류작가(女流作家)의 눈을 바라다보아야 한다

……등대(燈臺)에……

불이 보이지 않아도

그저 간직한 페시미즘의 미래를 위하여

우리는 처량한 목마(木馬) 소리를 기억하여야 한다

모든 것이 떠나든 죽든

그저 가슴에 남은 희미한 의식을 붙잡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서러운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두 개의 바위 틈을 지나 청춘(靑春)을 찾은 뱀과 같이

눈을 뜨고 한잔의 술을 마셔야 한다

인생(人生)은 외롭지도 않고

그저 잡지(雜誌)의 표지처럼 통속(通俗)하거늘

한탄할 그 무엇이 무서워서 우리는 떠나는 것일까

목마(木馬)는 하늘에 있고

방울 소리는 귓전에 철렁거리는데

가을 바람 소리는

내 쓰러진 술병 속에서 목메어 우는데

<박인환 시선집, 산호장, 1955>

http://www.seelotus.com/gojeon/hyeon-dae/si/sijagpum/jagpum/ba/baginwhan-mogma.htm


전에 <명동백작>이라는 드라마를 보았을 때 박인환 시인(차광수 배우)을 좋아했었다. 하지만 정작 박인환 시인이 지은 시는 한번도 제대로 쳐다본 적이 없다. <명동백작>에서야 드라마에 그려진 모습을 좋아한 거고 원래 시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도 있긴 하지만 그냥 모든 것이 변명같이 느껴지고 실상은 뭔가를 좋아한다 해도 그렇게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에 불과한 것 아닐까 싶다. 그래서 본 소감? 잘 모르겠다. 술마시고 노래를 해봐도 가슴 속엔 남은 것이 하나도 없네. 같달까... 원래 가사를 찾아보니 "술마시고 노래하고 춤을 춰봐도 가슴에는 하나 가득 슬픔뿐이네"라고 나와있는데 난 왜 이 가사를 이렇게 기억하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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