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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5.10 :: 의미없는 경계

홍대 누드 크로키 모델 사진을 워마드에 올려 물의를 일으킨 사람이 동료 모델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이 일이 더더욱 키워지고 있다. 학생 쪽이 그랬다면 철이 덜 들은 찌질이가 그랬다 이해라도 되겠는데 동료로서 모델의 고충을 잘 이해할 사람이 그런 짓을 저질렀다는 건 정말 알다가도 모르겠다. 이건 미러링이 아니라 그냥 폭력에 불과하고 온갖 악영향이 예정된대로 퍼지고 있는데 도대체 뭘 생각하고 그런 건지... 이걸 가지고 옳다구나 하고 사람들이 화제로 더더욱 키우려고 노력(?)하는 게 보이던데 난 그 모습을 보면서 뉴스타파를 떠올리고 검색을 해봤으나 내가 원하는 검색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같은 모델들의 이야기다. 군대 갔다오면 알 확률이 매우 높은 잡지 <맥심>에서 모델 일을 하는 박무비 씨와 다른 누드 모델들의 이야기. 모델 일을 하면서 온갖 성희롱과 강간의 위험에 시달려야 했고 그 위험이 실제로 변해버린 사례들이다. 홍대 사진 건도 당사자의 심적 충격이 컸겠지만 이런 사건에 비할 바는 되지 못한다. 심지어 여기에 나오는 성폭행 사건 가해자는 여전히 사진작가 자리를 유지하고 있고 피해자는 모델 일을 관둘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이런 사건이 알려져도 딱히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미투 운동이 활발해진 이후 뉴스타파에서 연이어서 이런 운동이 일어나게 된 배경이 무엇인지 조명하는 기사를 내보냈지만 큰 반향을 일으켰다고 보기 힘들다. 반면 홍대 사진 사건은 이렇게 퍼질 수가 있나 싶을 정도로 반페미니즘 운동(?)에 사용되고 있다. 이 차이는 과연 무엇일까? 익숙함(?)과 참신함(?)의 차이인 걸까?




서강대에서 인권 강의를 준비했는데 이를 위해 정희진 씨와 은하선 씨를 초청했으나 서강대 학생들이 은하선 씨에 대해 대대적으로 반발해 결국 강의를 취소하게 되었고 정희진 씨도 이에 반발하며 은하선 씨와 연대하겠다는 의미에서 강의를 거절했다고 한다. 이 페이스북에 달린 댓글을 보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결국 내가 뭘 해봤자 세상은 안 바뀌는 것 아닌가. 지금까지 뭣하러 공부하고 그것에 따라 주장해왔나.'하는 생각이. 간단히 말해서 노답이었다.

페미니즘 옷 입었다고 교무실 불려가고, 해고당한 여성들 기사를 읽고 댓글을 달았더니 이 답글을 단 사람이 댓글 게시판을 도배를 하던데... 리얼뉴스라는 곳이 요즘 들어 자주 눈에 띈다. 쓰는 기사의 수준은 저 제목에 나와있는대로의 수준이다. 


매카시즘은 어차피 감정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당장 어떤 논리를 들이밀어도 광풍이 몰아칠 수밖에 없다. 그럼 여태까지도 아무 것도 못한 난 대체 뭘 할 수 있는 건지... 이렇게 서로 담장을 쌓고 포만 쏴대는 형국에서 여기도 저기도 가지 못하는 나란 존재는 대체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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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lone glowf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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