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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소리/잡담 2025. 5. 16.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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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에 내 의견을 전달하는 빈도가 눈에 띄게 줄었다. 아니 그냥 없어졌다고 하는 게 나을 것 같다. 생각을 할 기회가 예전에 비해 많이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겠지만 그것만으로 지금 상황을 설명할 수는 없는 것 같다. 여전히 무언가를 보고 느끼기는 하니깐. 하지만 그 보고 느낀 것들을 어딘가에 전달하는 것이 과연 의미가 있는가 하는 생각으로 뒤덮여지는 것 같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들도 마찬가지로 결국 무슨 의미가 있었는지 생각하게 된다. 어떤 글을 쓰든 간에 영상을 만들었든 간에 결국 다른 사람들에 비해 영향력을 가진 건 없었다. 뭐든 간에 다른 사람들이 한 것들의 영향력이 더 높았고 그럼 내가 한 것은 있으나 없으나 똑같았던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어딜 가도 내가 있든 없든 상관 없는 것 아닐까, 아니 오히려 내가 있었기에 다른 사람들이 피해를 입은 게 아닐까. 

기록을 한다는 의미도 웃기다는 생각이 든다. 어차피 사람이 남긴 글은 오래가지 못한다. 정성스럽게 보존된 글들은 오래 가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정성스럽게 보존하는 노력을 할 수 있는 여력이 있을 때나 가능하지 그렇지 못한 건 쉽게 스러진다. 시간을 오래 거스를 것도 없이 1990년대나 2000년대 나왔던 책들 중 얼마나 많은 책이 살아남아 있을까? 하물며 출판 같은 걸 거치지 않은 개인의 기록은 개인이 죽는 순간 끝날 것이다. 누가 알아주지도 않는 것이라면 더더욱 그럴 것이고. 어차피 죽으면 한 줌 먼지 밖에 되지 않아 사라져 버릴 인간인데 그런 인간이 남긴 것에 누가 흥미를 느낄 것인가. 하긴 한 줌 먼지가 되기 전에 자기 자신부터 그것의 존재를 잊어버리겠지. 아참 그 때까지 살아있을지도 알 수가 없나. 좇 같은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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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lone glowf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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