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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12.30 :: <하이큐!!> 포기
문화/만화 2019. 12. 30. 18:06

*모르는 사람도 많을 테니 미리니름은 최대한 피하고 싶지만 설명상 단행본으로 나오지 않은 내용도 말해야 될 것 같다. 하긴 <소년 점프> 쪽은 단행본파를 전혀 배려하지 않는 것 같지만...


스포츠 만화 자체를 많이 보지 않았지만 2010년대에 나온 스포츠 만화 중에 최고의 작품을 꼽으라면 역시 <하이큐!!>였던 것 같다. <겁쟁이 페달>이나 <쿠로코의 농구> 같은 경우 너무 스포츠에 판타지를 가미해서 얼마 보지도 않았고 2000년대에 주로 뜬 작품이지만 <크게 휘두르며> 같은 경우 본래의 현실적인 아마추어 야구선수의 성장과정을 그리는 작품에서 그저 경기장면 질질 끄는 작품으로 변질되면서 결국 매너리즘을 이기지 못하고 최근에 관둔 가운데 <하이큐!!>는 그래도 현실을 많이 벗어나지 않으면서 속도감 있는 작품으로 받아들이면서 계속 보아오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에 점프 페스타에서 <하이큐!!> 행사를 보고 맥이 풀려버렸다. 전에도 네코마전 결과가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서 <소년 점프>를 본 사람이면 당연하다는 듯이 말을 하는 바람에 뭔가 했는데 이번에도 당연하다는 듯이 카모메다이전이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서 그대로 밝혀버렸다. 직접 말했던 지난번과는 달리 대사극을 통해서 나온 거긴 하지만 거기에서 나온 장면들만으로도 충분히 결과가 어떻게 되는 건지 다 알아버렸다. 

이렇게 되면 당장 아직 나오지 않은 단행본들을 어떻게 봐야 하는가 하는 고민에 빠지게 된다. 결과가 너무 뻔한 상황에서 나는 남은 내용에 대해서 흥미를 느낄 수 있을까? 네코마전은 그래도 그 전까지 계속 져왔고 전국대회 본선에선 이길 때가 되지 않았나 하는 느낌이 있었으니 그럴 만도 하겠다는 생각을 하긴 했는데 카모메다이전은 느낌이 다르다. 내가 단행본으로 본 40권까지 밀리는 낌새가 있어도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점프 페스타에서 나온 내용에 의하면 히나타가 갑작스러운 병으로 퇴장하게 되고 히나타가 없는 카라스노가 카모메다이를 이길 수 있었을 리가 만무하다. 설령 이겼다고 해도 그 이상으로 나아갈 수 없었을 것이다.(전자일 가능성이 높다) 그걸 본 순간 <슬램덩크>와 <할렘비트>가 떠올랐다.(<할렘비트>도 완전 판타지물이지만...)

가능성이 있는 팀이 실력있는 1학년생들(실력은 없지만 잠재력이 있는 주인공 필수)에 의해 전국대회에 나갈 수 있는 팀으로 성장했는데 엄청 강한 팀도 물리쳐내다가 도중에 져버리는 전개. 특히 <슬램덩크>의 경우 강백호의 부상이 큰 요인으로 작용해서 산왕은 간신히 이겨내지만 그 이후 바로 져버린다. 이게 떠오른 것이 가장 맥을 빠지게 했다. 지금까지도 뭘 이렇게 계속 이겨내나 싶을 정도로 전국대회 경험이 없는 팀이 계속 이겨왔는데 지는 이유가 다른 작품에 나왔던 것처럼 주인공의 갑작스러운 퇴장... 이렇게 되면 <하이큐!!>에서 내가 느껴왔던 신선함은 바로 삭제되어 버린다. 이걸 지금까지의 애정만으로 극복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그렇다고 즉답을 낼 수 있을 정도의 애정은 없었던 모양이다.

이제 곧 <하이큐!!> 애니메이션 4기도 나오고 한국에서도 토쿄 예선전 분량을 극장판으로 공개한다는 소식이 들려온 가운데 난 뭣하러 일본 서버에서만 공개되는 행사를 굳이 서버 우회해서 보는 바람에 이런 식으로 포기하려 드는 건가 하는 회의감도 든다. 하지만 봐버렸고 앞으로의 행방에 대해 틀어낼 수가 없을 정도로 굳어졌다는 생각만 드는 와중에 뭘 더 할 수 있을까? 매달려야 될 이유를 모르겠다.

posted by alone glowf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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