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만화 2018. 5. 28. 00:14

막상 <카드캡터 사쿠라> 클리어 카드편이 나왔을 때엔 좋아하던 작품의 속편이 나온다는 말에 환영했지만 이 기분은 점점 옅어져 갔다. 

전에도 말했지만 옛날 작품으로 추억팔이하는 작품들 치고 제대로 나오는 걸 본 적이 없다. 최근에 한국에서도 상영되고 있는 <마징가 Z Infinity>도 결국엔 저평가를 면치 못했다. 옛날의 그 작품을 만들던 사람들과 지금 와서 다시 만드는 사람들이 다르고 설령 같은 사람이 만든다 해도 그 사람은 예전의 그 사람과 같은 사람이 아니다. 옛날 팬은 옛날 봤던 그 명작을 떠올리고 최근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은 최근에 맞는 작품을 원하게 된다. 만드는 사람들은 그 사이에서 망설일 수밖에 없다. 그 결과 나오는 것이 상당히 어중간한 작품인 것이다. <카드캡터 사쿠라> 클리어 카드편 또한 이런 경향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다. 

단행본 쪽은 그런대로 참고 봐줄 수 있는 면이 있다 쳐도 지금 나오고 있는 애니메이션은 대체 뭔가 싶다. 아직 단행본이 4권까지밖에 나오지 못했는데 애니메이션은 그 전부터 20화를 넘게 만들어냈다. 도대체 원작 내용이 어디까지 전달이 되어서 만화책과 애니메이션이 발을 맞추고 있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이런 식으로 나온 결과 내용물이 엉망진창이다. 전작의 이야기를 끄집어내지 못해서 안달이 나지를 않나, 메이링이 갑자기 나왔다가 샤오랑은 보지도 않고 귀국을 해버리지 않나 사랑이 식었구만... 아무리 봐도 내용이 빈약한 것을 억지로 이어나가다 보니 이걸 왜 보고 있는 건가 싶을 정도다. 물론 예전 애니메이션도 단행본은 내용도 짧은 열두 권 나와있는 걸 육십 화 넘게 만든 거긴 하지만 지금 클리어 카드편처럼 빈약해 보이는 이야기가 나오거나 하지는 않았다.(오히려 나 같은 경우 애니메이션을 본 다음 단행본을 봤기 때문에 단행본 내용이 너무 없는 것 아닌가 생각을 했을 정도였다.) 무슨 사쿠라의 일상을 다루고 싶은 건지 뭔지도 잘 모를 이야기가 이어지고 카드가 나오는 전개도 너무 부자연스럽고... 이런 식으로 추억팔이를 해서 대체 뭐를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 


"배고파!"


결국 20화까지 본 내 감상은 이런 것이다. 화려한 듯 보이지만 실속은 없어서 이것저것 먹었는데도 결국 배가 고픈 현실.


만약 내가 <카드캡터 사쿠라>에 대해서 잘 모르다가 클리어 카드편부터 봤다면 지금처럼 20화까지 보지도 않았을 것이다. 이런 경우 5화 이내로 볼지 안 볼지를 결정하니깐. 그래서 고민이 된다. 감상이 이렇게 나오는 상황에서 구태여 애정을 발휘해 계속 봐야 되는 건지, 아니면 클리어 카드편을 안 본 걸로 쳐야 되는 건지... 

정말 추억팔이하는 사람들은 대충 만들면 기존 팬들이 알아서 따라와 줄 거라고 생각해서 이런 식으로밖에 만들지 못하는 건가? 짜증난다.

posted by alone glowf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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