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모든 사람들이 전인류적 인류애를 가지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사람들마다 각자의 사정이 있고 시선이 미치지 못하는 곳도 있으며 너무 잘 보여서 싫어하게 되는 경우도 존재하게 된다. 하지만 자신들을 소중한 존재로 여겨주기를 바라면서 다른 사람들을 자기들 사정에 맞춰서, 허위 사실을 마구 퍼뜨리면서 하찮은 존재로 전락시킨다면 과연 전자와 후자가 공존할 수 있을까? 메갈리아 등이 막 생겨났을 때에 마뜩잖아 했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던 것 같다. 결국 같이 살아가야할 사람들끼리인데 그게 아무리 옳다고 해도 상대방의 신경을 거스르는 식으로 진행을 하게 된다면 대체 어떻게 공존할 것인가, 이것에 대한 의문은 지금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상당수의 남자들이 그 의도를 왜곡해서 받아들이고 퍼뜨리고 있지만 그 의도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며 그걸 또 조롱하는 것은 (나는 이 말을 매우 싫어하지만 사람들이 받아들이기엔)소위 가르치려 든다라고 볼 수도 있다. 의도를 전하려 했으면 그 의도를 이해시키는 것 또한 전하는 자의 몫이다. 

물론 이 부분까지는 허위 사실이라든가 자기들 사정에 맞춘다든가하는 것은 소수의 경우에 불과했다. 하지만 최근 예멘 난민 문제가 불거지면서 이런 현상이 심각화되었다. 평소에 봐왔던 비백인 외국 출신 노동자 혐오세력이라든가 이슬람교 혐오에 앞장서는 개신교 세력뿐만이 아니라 아랍 국가에서 성차별이 심각하며 이를 근거(?)로 난민들이 온갖 성범죄를 저지를 거라는 페미니스트들이 등장하면서 거대한 혐오의 물결을 이루게 되었다. 물론 또다른 많은 페미니스트들이 이것을 지적하며 극구 말려보려 했지만 거대한 혐오의 물결은 오히려 이에 더 반발을 하게 된다. 내가 댓글을 썼다는 이유로 몇몇이 내 블로그로 들어온 경로가 된 ‘여성혐오자 이슬람 난민을 추방하자’고 외치는 당신에게라는 글 같은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자기들의 혐오주장만 연발할 뿐이지 딱히 이 글에 대한 피드백은 없다. 서로 벽을 쌓아놓고 대포만 쏘게 된 것으로 생각하게 된 지도 오래되긴 했지만 이렇게 벽이 높은 건가 싶었다. 동시에 내가 왜 이들과 연대를 해야 된다고 생각했던 건가 싶었다.

연대를 한다는 것은 같은 선상에 설 수 있을 때에 가능하다. 그런데 지금 예멘 난민들을 공격하는 페미니스트들의 주된 주장은 "예멘 남자들이 한국 여성을 강간할 것이다!"이다.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전쟁과 총살의 위협을 피해서 다른 나라로 온 사람들이 어떤 사고를 일으킬 가능성은 매우 낮다. 실제로 지금까지 딱히 예멘 난민들이 어떤 사고를 저지른 사례가 없고 앞으로도 일어난다 한들 극소수일 것이다.(물론 그 극소수만으로 엄청난 난리가 날 것이라는 것도 쉽게 상상이 가지만) 이런 상황에 있는 예멘 남자들에 대해서도 이렇게 적개심을 드러내는데 한국 남자들에 대해선 대체 어떻게 생각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일어난 시위에서도 남자들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고 난 사안이 사안인만큼 이런 방식을 존중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자세히 들여본 사람들은 알다시피 참가할 수 있는 여자의 범위를 원래 가진 생물학적 성별에 한정시키면서 트랜스젠더 등의 소수자를 배제했고 여기에 LGBT가 반발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예전에 문제가 되었던 게이 혐오 문제도 쉬이 넘어갈 수 있는 사안이 아니지만 트랜스젠더 여성까지 배제를 당하면서 골이 더욱 깊어진 것 같다.(실제로 트랜스젠더들 사이에서도 거기는 잘못된 페미니즘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 쉽게 나온다.) 그런 상황에서 난민 남자들까지 자신들의 적으로 보는 것이나 마찬가지 아닌가 하는 시선으로 바라본다면 평범한 한국 남자들은 대체 무엇으로 보는 걸까? 인터넷 돌아다니다 보면 흔히 보이는 이상한 사례들이 정말 이상(異常)인 건가? 그냥 남자면 다 적인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이렇게 오고보니 페미니즘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 들기 시작했다. 전같으면 자연스럽게 서명을 했을 성평등 관련 서명 링크를 누르는 것도 관련기사를 보는 것도 꺼리고 있다. 내가 왜 여기에 굳이 참여해야 하는가 하는 회의감에 휩싸이게 되었다. 이걸 언젠가 바로잡을 수 있을까? 잘 모르겠다. 예멘 난민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는 바뀌기는 커녕 오히려 토요일에 시위를 한다고 한다. 그것도 광화문광장에서... 부조리에 맞서서 촛불을 들었던 그 광장에서 이번엔 부조리를 위해 촛불을 드는 광경을 목격하게 되는 걸까? 더군다나 광화문광장의 일부는 세월호광장이다. 얼마나 모일지 모르겠지만 세월호 리본을 달고서 혐오시위에 참석하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보면 더욱 끔찍하다. 열릴지 알 수 없지만 여기에 대해 반대시위를 한다해도 혐오시위에 비해 힘을 얻을 수 있을까?



인권이 대결양상으로 들어가버리면 100% 인권옹호 쪽이 밀려버린다. 인권은 감정적인 측면에서만 바라보지 않지만 반대 측은 감정에 모든 것을 싣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욱 예멘 난민 혐오 페미니스트들의 모습에 질려버린 건지도 모르겠다. 인권 문제가 아닌 자신들의 감정을 시원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 무언가를 찾고 있었던 것뿐 아닌가 하고. 이 감정을 다잡을 수 있다 해도 그건 상당히 뒤로 밀려날 것 같다.




*알고보니 광화문광장이 아니라 동화면세점이라고 하는데 재작년 겨울에 사람이 워낙 많아서 거기까지도 다 촛불 들고 있었고 세월호광장 생각해 보면 거기가 더 가깝다. 핑계 같네...

** 세종로파출소 앞 https://t.co/Vx5fan9w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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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lone glowf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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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우 2018. 6. 27. 11:23

요전에 열린 생일행사에 놀러와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무척 즐거웠어요!!


멋진 꽃까지 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완벽한 고기의 해!

기대해 주세요😊

아야치가 하고 싶은 스물아홉 가지를

일 년에 걸쳐서 실현해 보일 테니깐요!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


https://lineblog.me/ayana_taketatsu/archives/1136045.html


블로그 내내 계속 고기 타령을 하는 건 일본어로 스물아홉을 뜻하는 にじゅうきゅう(니쥬큐)와 고기를 뜻하는 にく(니쿠)의 발음이 비슷하기 떄문이다. 타케타츠 아야나 성우가 고기를 좋아한다는 설정점도 있고.

타케타츠 아야나 성우 블로그 번역한 거 상당히 오랜만이네. 여기에선 두 개밖에 하지 않았고... 그래서 뭘 어쩌라는 건가 싶지만.

posted by alone glowf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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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우/우에사카 스미레 2018. 6. 25. 02:12

Здравствуйте!



오늘은 Lady Go!! 졸업식 DVD 발매기념 행사를 했어요!

와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ヾ(*´∀`*)ノ



짠! 삼 년만에 집결~!!

Lady Go!!를 통해 모인 게 정말 삼 년만! 이었지만 좋은 의미에서 다섯 명 모두 변한 게 하나도 없었어요!... 좋은 의미에서요!!

졸업식 영상과 추억이 깊은 코너를 소개하면서 삼 부 내내 무척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어요 ヾ(*´∀`*)ノ



모두들 함께 파노라마 사진을 찍기도 하고



정체불명 생쥐가 되기도 하고



레이디 포즈!




행사장에 멋진 꽃이! 감사합니다ヾ(*´∀`*)ノ


다섯이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즐거워서 하루가 순식간에 지나갔어요...!

Lady Go!!로서 나오는 행사는 일단락되었지만 앞으로도 계속 막내로서 언니들에게 어리광을 피우고 싶네요. (*・∀・*)

다시금 이 구성원들이 모일 기회가 있기를 바라


До встречи!

СУМИРЭ 스미레


https://lineblog.me/uesaka_sumire/archives/9337355.html

posted by alone glowf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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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소리/사진 2018. 6. 24. 17:18


오찬호 교수가 쓴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를 읽었을 때 상당히 의아하게 다가왔던 것이 과 점퍼에 대한 이야기였다. 대학교 다닐 때 과에서 만드는 옷이라고 부를 수 있는 건지 뭔지...은 과 행사에 드는 돈을 메꾸기 위해서 싸구려로 만든 것이었으므로 나처럼 옷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괴짜 외엔 다들 사기만 했을뿐 다들 어디다 갖다 버린 건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자취를 감추었다. 과 점퍼 같은 경우엔 체육학과 학생들이 주로 입고 다니는 존재였을 뿐 내가 속해있던 과에서는 그런 건 존재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이 책에 나온 소위 명문대 학생들에겐 해당 과에 소속되어 있다는 사실뿐만 아니라 자신들이 어느 고등학교에서 왔는지도 알려주는 매우 중요한 상징(?)이었기 때문에 과에서 일괄적으로 맞추는 것이 아니라 같은 학교 출신들끼리 따로 맞추는 괴상한 행위를 했다는 것이었다. 그런 점퍼를 입고 으스대는 모습을 보지 못해 아쉽다. 한참을 웃어줄 수 있을 텐데. 이 책이 나온지도 한참이 되었지만 책으로부터 대학생들이 얻었던 것은 거의 없는 듯 아니 뭐 읽기나 했겠어... 학원 버스에 당연하다시피 과 점퍼 이야기를 넣어놓고 있다. 반수라는 게 만만치 않은 과정인데 이 과정을 통해서 자신의 꿈을 이뤄내는 데에 한 발짝이라도 더 다가서고 싶다가 아니라 겨우 과 점퍼 입고 으스대고 싶어서 하는 걸까? 난 멍청해서 그런지 도통 이해가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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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lone glowf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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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우/우에사카 스미레 2018. 6. 23. 19:46

Здравствуйте!






Abema RADIO <My Girl Meets A 목소리>를 들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후치가미 마이 선배와 함께 <음악소녀>를 소개하기도 하고 후치가미식 저금(貯金)술을 배우기도 했어요!


갖가지 고민을 단죄단죄 그리고 단죄!!하는 후치가미 선배가 무척 멋지더라고요 ((( ^ω^)))) 함께 라디오에서 놀 수 있는 기회가 또 왔으면 좋겠어요!

<음악소녀>는 7월부터 방송을 시작해요! 저는 무카에 자매 중 언니인 무카에 키리를 맡고 있어요!

꼭꼭 봐주세요 ヾ(*´∀`*)ノ




같이 사진을 찍어주셨어요 (*・∀・*)


До встречи!

СУМИРЭ 스미레


https://lineblog.me/uesaka_sumire/archives/9337187.html


배역을 보니깐 동생 역인 무카에 우오리를 또 오구라 유이 성우가 맡았던데 둘을 자매 역으로 등장시키는 거 집중적으로 미는 게 맞는 건가?

해당 라디오 방송은 어제 블로그에 올렸다. 난 여전히 안 듣고 있고 저 파일을 통해 들었거나 듣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는 건지도 여전히 모르겠지만.

posted by alone glowf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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