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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에서 실버버튼을 받으려면 구독자 십만 명을 모아야 한다.(받는다고 해도 직접 신청해야 되는 거라 일부러 자랑하려고 하는 것 같지만) 십만 명이란 숫자를 생각하면 아득해진다. 사람을 많이 보게 되는 직업을 가졌다면 모를까 눈에 스치기만 하는 걸로 사람이 집계된다 한들 십만 명이나 모이려면 십 년은 넘게 걸릴 것이다. 순전히 스치기만 하는 사람은 대개의 경우 자신과 관계를 가지지 않는다. 구독자 십만 명은 그 아무 관계도 없는 사람 십만 명이 유튜브 채널의 구독 단추를 눌러줘야 가능하다. 돈을 직접 받는 것도 아니지만 구독으로 인해 그 채널에 소비하는 시간만도 상당하다. 그걸 염두에 두고 십만 명이 구독 단추를 누른다는 게 어떻게 가능한 건지 잘 모르겠다. 블로그 조회수를 보니 블로그의 모든 글에 대한 조회수가 십만 회를 조금 넘는다. 이걸 명으로 환산한다면 어느 정도 나올까? 아니 그마저도 단순히 조회를 한 사람의 명수이니 구독하고는 거리가 멀다. 유튜브 같은 영상 위주 사이트가 대세가 되면서 블로그 선호도가 떨어지고 장사가 안 되어서 통폐합이 이어지고 있지만 그런 것과는 상관 없다는 생각이 든다. 블로그 구독으로 등록되어 있는 명수가 한 명 밖에 없으니 무슨 핑계를 댄다 한들 찌질할 뿐이다. 유튜브 채널에 계속해서 영상을 올려본 적이 있다. 일 년이 넘는 기간 동안 계속해서 올려봤지만 조회수는 내가 확인차 조회한 횟수가 포함이 된 건지 아닌 건지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적었고 구독자수는 열네 명에 불과했다. 실버버튼은 커녕 수익화도 안 된다.(할 생각도 없었지만) 실버버튼을 받았다는 사람이 그렇게 많은데도 이해를 하기 힘든 지점은 여기에서 발생한다. 내가 그 쪽으로 갈 수 있는 방법이 뭔지 알 수가 없다. 인터넷에서 활동을 해봤자 다른 사람과 나의 차이점이 뭔지 알 수 없는 체 다른 사람들에게는 사람들이 모이고 내 주변엔 아무도 없다. 아니 인터넷이 아니라고 해도 마찬가지다. 나 자신을 솔직하게 털어놓으려 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니면 포장을 하려 하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하는 생각들 자체가 잘못된 걸까?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내 생각을 맞출 방법이 없는 걸까? 몸도 머리도 말을 듣지 않는 현 시점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정말 없는 건가?
내가 티스토리에서 블로그를 만들면서 댓글을 다는 조건을 완전개방으로 한 건 내 글을 보는 사람이 자유롭게 의견을 남길 수 있게 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자유롭게 무미건조한 자기 블로그 유도용 댓글들이 설치는 환경. <속 창가의 토토>를 번역하는 시간을 글 하나당 한 시간으로 잡고 있다. 여기에 글을 나눌 수 있는 부분까지 나아갈 때까지 번역을 계속하고 있으니깐 지금까지 한 번역만 해도 아홉 시간에서 열 시간 정도 된다. 그런데 여기에 계속 무미건조한 자기 블로그 유도용 댓글이 달리는 꼴을 보고 참기 힘들어서 지웠더니 그 사람이 연속으로 댓글을 다는 게 보였다. 알고 보니 블로그 설정에 댓글을 다는 사람을 완전히 차단할 수 있는 기능이 있어서 이걸 쓰는 게 차라리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체 뭘 하자는 건지 알 수 없는 플레이를 하는 사람을 완전히 잠재우기 위해. 아니 사람이긴 할까?
이런 상황에 놓이고 보니 또다시 더더욱 힘들어진다. 인터넷 상에서 뭐를 해도 벽을 향한 외침. 누군가와 대화를 하지 못하고 그저 벽에 낙서를 하고 있는 것과 다를 바 없는 현실. 인터넷 바깥도 마찬가지. 난 글을 써서 대체 뭘 하고 싶었던 걸까? 애시당초 제대로 쓰지도 못하는 글을. 그저 다른 사람들이 한 말을 그대로 베끼는 것 외엔 하지도 못하니 누구의 관심도 받지 못한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 그걸 계속 반복하고 내가 하고 싶은 말과는 전혀 관계 없는 댓글들이 날 공격하는 것에 힘들어 하는 악순환. 정말 뭘 하는 걸까.
뭔가를 하려고 할 때마다 그 일의 결과를 먼저 생각하게 된다. 그 결과 생각에 브레이크가 걸린다. 예전엔 뭐든지 쏟아내놓고 보았던 것 같은데 그 쏟아낸 결과가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아니 받아들이기는 커녕 무시하는지가 보였던 게 쌓여 브레이크가 만들어진 것 같다. 결국 아무 것도 없는 상황에서 쏟아내든 브레이크를 걸든 결과는 똑같은 것 같다. 똑같이 비웃음을 당하든가 무시당하든가. 그렇게 열심히 지식을 쌓았음에도 그 지식에 기반한 행동의 결과가 이거라니 여태까지 뭘 한 걸까. 아니 쌓기는 한 걸까? 흩뿌리기만 하고 뭉치지는 못했으니 비웃음이나 무시를 당한 걸까?
매일 울고 있지만 그걸 보아주는 사람이 없다. 대놓고 울고 싶지만 계속해서 참는다. 마구 외쳐보고 싶지만 내 안의 내가 그래선 안 된다고 막는다. 간신히 새어나오는 목소리는 아무에게도 들리지 않는다. 이대로 터져버리는 것 아닌가 싶을 정도로 감정이 쌓여간다. 이렇게 살아가는 척을 해봤자 결국 아무도 알아주지 않을 텐데 뭣하러 매달리는 걸까 하는 생각도 같이 쌓여간다. 사람의 뇌라는 게 이런 스트레스를 무한정 받아줄 수 있는 것도 아닐 텐데 계속해서 이런 감정을 쌓고 있다. 이미 리미트가 망가져 버린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MC 스나이퍼가 몇 달 전에 뜨거운 물과 차가운 물을 명확히 나눌 수 없다며 선악을 구분할 수 없다는 말을 남겼다는 걸 알았다. 물이 얼마나 오염되었는지도 비슷하긴 할 것이다. 우리가 마시는 물도 100% 물이 아니라 다른 물질이 섞여있는 물질이다. 오히려 그렇기에 마실 수 있다. 하지만 뜨거운 물은 뜨겁고 차가운 물은 차가우며 많이 오염된 물은 우리가 마실 수 없고 오염도가 낮도록 처리된 물만이 우리가 마실 수 있는 물이다.
MC 스나이퍼가 끄적인 글을 보니 옛날에 읽었던 <창룡전>이 생각났다. 주인공 사 형제를 적잖이 미워하는 고모부가 사 형제 중 첫째인 하지메에게 대항하며 넌 성선설을 믿지만 난 성악설을 믿는다 그러니 비리를 저지르는 정치가들 같은 사람들이 넘쳐나는 것 아니냐라고 하자 둘째인 츠즈쿠가 이에 성악설은 사람의 악한 본성을 누르기 위해 끝없는 노력을 해야 된다는 것이지 그런 사람을 용인하는 것이 아니라고 반박한다. 이에 꼼짝을 못하는 고모부의 모습이 왜 MC 스나이퍼와 겹치는 건지...
MC 스나이퍼는 결국 배치기의 사과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도리어 대마초 흡연자로 몰려 했다가 배치기 쪽에서 대마초를 피운 건 저쪽이라는 폭로까지 나오게 했다. 그 이후로 성찰을 한다면서 유튜브 영상을 시리즈처럼 올렸을 뿐 배치기 쪽이 돈은 어차피 글렀으니 이거라도 받고 싶어했던 사과는 나오지 않았다. 그러고서 자신을 비판했던 사람들에게 내세운 것이 뜨거운 물 차가운 물이다. 성찰한 결과가 이거라니 그냥 어이가 없었다. 뜨거운 물을 식히려는 노력도 차가운 물을 데우려는 노력도 없이 똑같은 물이라고 내놓으면 납득할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당신이 노래를 통해 비판, 비난했던 사람들도 같은 물인가?
후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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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다고 해봤자 누가 봐주는 것도 아니고
쉰다고 해봤자 누가 돈을 주는 것도 아니고
왜 나를 봐주지 않냐고 해봤자 외면할 뿐
이런 세상에 왜 태어났을까 해봤자 답은 없고
어떤 글을 써봤자 누가 답을 주는 것도 아니고
답이 없는 상황을 한탄해봤자 외로운 건 나 자신 뿐
이야기 시리즈에서 나오는 말 중 하나가 약이 되지 못할 거면 독이 되어라인데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지 못한 채 흐리멍텅하게 있는 것보단 사람들을 괴롭히며 존재감을 과시하는 것이 낫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그러니 흐리멍텅하게 있는 나를 누가 돌아봐줄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저 맹물과 같은 게 길가에 뿌려져 있다 한들 누가 관심이나 갖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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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의 관계를 돈으로 살 수 없다고 하지만 돈이 없으면 시작도 할 수 없는 게 사람과의 관계 아닐까? 어디를 가든 간에 돈이 없으면 되지 않고 누군가의 호의를 받는다 한들 그게 계속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것에 계속 매달리면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며 멀어지겠지. 결국 돈이 없으면 상대방하고 대등한 관계를 가질 수가 없게 되는 것이다. 아무리 언제든지 오라고 한다한들 빈손으로만 가면 누가 좋아할까? 빈손이 아니라고 해도 상대방 입장에서 하찮은 수준일 경우 그걸 좋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그럼 그 사람하고 가까워질 수 없겠지. 그걸 무리해서 맞춰봤자 애쓴다 소리 밖에 더 들을까? 돈을 잘 쓰는 사람하고 그럴 수 없는 사람하고 누가 더 좋은 평을 얻겠어. 그러니깐 사기꾼들이 처음엔 엄청 돈을 쓰는 거겠지.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사람에게 누가 다가갈까? 메리트가 없는데.
사람과의 접촉이 전혀 이뤄지지 않는 현 상황에서 무슨 발전이 있을 수 있을까?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나에게 접촉을 해야 될 필요가 있는 사람은 점점 줄어들고 나는 원래부터 접촉을 하려하지 않았고. 이뤄놓은 게 없는 상황에서 뭔가 새로운 걸 이뤄낼 수 있다는 희망은 전혀 보이지 않은 채 그 희망을 조금이라도 보이게 할 수 있는 타인과의 접촉도 쪼그라들어 있는 상태. 그냥 하루하루 주어진 일을 하며 정해진 돈을 받아갈 뿐 그 이상의 것은 하지도 못한다. 아니 이것도 얼마나 갈 수 있을 런지. 조회수만 나오는 블로그와 조회수도 나오지 않는 유튜브를 쳐다보며 한숨만 내쉬는 게 나의 생일까. 그런 걸 생이라 할 수 있나? 시체와 별반 다르지 않지 않나. 하루에 하는 말이 몇 마디인지 셀 수 있을 정도면 시체하고 정말 차이가 없지 않나. 그런 생각을 계속 하게 된다. 나와 동갑인 사람 중에 이렇게 의미 없는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죽은 사람 빼고 얼마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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