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소리/잡담'에 해당되는 글 50건
블로그를 쓸 때에 가급적 "아무도 안 본다"라는 말을 쓰지 않기로 했다. 썼다고 해도 지우고 필요한 말이라고 해도 다른 말로 돌려보기로 했다. 어차피 쓰나 안 쓰나 상황은 똑같은데 쓰면 내 힘만 빠지기 때문이다. 지금도 이 말을 계속 쓰고 싶지만 참고 있다. 무엇을 성장시킬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퇴보는 막아보고 싶다.
선의를 담은 댓글을 올렸는데도 내 블로그를 보고 토할 것 같다는 말을 쓴 그 사람을 그냥 차단해 버릴까 생각했지만 차단한들 무슨 소용이 있나 싶기도 하다. 그리고 그 사람이 나중에 생각이 나서 찾았다가 그렇게 된 걸 알면 그걸 가지고 누구한테 조리돌림을 하려고 할지... 그 사람이 보기에 여전히 내 블로그는 역겨운 존재인 걸까? 하긴 딱히 바뀐 것도 없는데 감상이 바뀔 이유가 없나.
기껏 초대장을 얻어 들어온 곳인데도 변한 건 없다. 역시 구글 블로그 때 느꼈던 것처럼 환경과 관계없이 그냥 내가 개떡같은 글만 쓰는 걸 거고... 아니 뭐 글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하고. 그러니깐 토할 것 같겠지. 내가 울분을 토하든 간에 아니든 간에 그 사람의 감정이 변함이 없을 텐데 우는 소리를 늘어놔 봤자 뭐가 달라지겠나 싶다. 아니 우는 소리를 늘어놓으면 늘어놓을수록 조리돌림의 가능성은 더욱 커지겠지.
온라인에서도 오프라인에서도 말할 기회를 점점 더 잃고 있는 게 부담스러워진다. 부담을 넘어 몸과 마음을 조여오는 것 같은 고통을 참는 게 힘들다. 탈출구를 찾으려 해도 계속 헛방이다. 탈출구가 아예 없는 건지도.
팟캐스트를 듣다가 블로그로 흔히 말하는 파워 블로거가 될 수 있으려면 그만큼 정성을 쏟아야 하고 글을 한 천 개 정도 쓰면 길이 보인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내가 네이버나 구글 블로그에서 그 정도 쓰지 않았던가? 구글은 약간 아리송하지만 네이버는 확실히 그랬었다. 그러면 글을 개떡같이 썼으니 안 된 건가? 그래서인가? 뭐 길게 생각할 것도 없는 거였네.
뭐가 문제인 걸까...
힘들다는 이유로 트위터를 그만둔 이후 생각을 못하게 된 것 같다. 트위터를 하는 것이 생각을 촉진한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오히려 그 반대이고) 트위터를 그만두게 된 힘들었던 이유가 아무도 내 생각을 들어주지 않는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무도 내 생각을 들어줄 생각을 안하는데 뭣하러 생각을 하는 걸까 하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고 다음 블로그 때까지는 그래도 시사 관련 글을 적었지만 이글루스 블로그를 할 때에는 그런 글을 올리는 게 더 힘들어졌고 여기 티스토리에서 그런 글을 올릴 일이 있을지 없을지... 지금 내 상황도 그렇다. 아무도 나를 바라봐주지 않는데 억지로 누군가는 바라봐 주겠지 하는 마음에 여기저기 돌아봤지만 세상이 날 필요로 하지 않는 건가 하는 생각만 더 강해졌다. 난 대체 무슨 필요가 있기에 이 삶을 계속 유지하는 건지... 도저히 모르겠다. 뭘 잘하는 것도 아니고 뭘 절실하게 하고 싶은 것도 아니다. 그냥 아무도 봐주지 않는 우리 안에 갇혀서 혼자 절망에 빠져 있다. 이게 대체 뭔 소용인 걸까? 아무리 생각해 봐도 모르겠다. 누가 날 차로 쳐버렸으면, 누가 날 찔러버렸으면 하는 생각을 하지만 역시 생각에서 그쳐버린다. 내가 누군가를 찔러봤자 지금 법 운용상으로는 죽을 수 있을 것 같지도 않고 그저 감옥 안에서 썩어가겠지. 그렇다고 날 죽일 용기가 있어서 어디에나 뛰어내릴 수 있지도 않다. 그냥 아무 것도 하지 못한 채 어디로 가지도 못한 채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다. 제자리걸음을 해봤자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는다. 일단 인정부터 받아야 사람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 텐데 뭘 해도 아무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하니 내가 뭘 잘못한 건가하는 생각만 한다. 그런 식으로 하루하루가 지나간다. 결국 이뤄낸 건 아무 것도 없다. 그냥 시간만 지나간다. 더 늦기 전에 끊어버렸으면 좋겠는데 끊을 만한 기제를 찾을 수 없다. 그저 비참하다.
작년 초에 몇 년 동안 사용했던 구글 블로그를 날려먹은 이후 마음을 잡지 못하고 일 년 동안 새로 개설한 블로그만 세 개째. 날려먹은 블로그에 있던 글을 복원해 보겠다고 헛지랄을 했던 다른 구글 블로그까지 합하면 네 개째. 항상 나에게 시작은 부정적인 상황에 사로잡혀 이를 해결해 보려는 과정에서 나왔을뿐 새로운 뜻을 품고 뭔가를 시작해 보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은 아예 돈 주고 사기까지 한다는 초대장을 운 좋게 신청을 한 당일 바로 받아서 이렇게 글을 쓰고 있지만 이글루스 블로그 소개문에 썼던 것처럼 이 블로그도 앞으로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다. 그런 마음에 사로잡힌 채 구글 블로그와 다음 블로그, 이글루스 블로그에 이은 세 번째 블로그 이사를 이 글로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