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영화 2018. 2. 21. 01:07

애니메이션 실사판은 기본적으로 기대치를 한껏 낮추고 보거나 아예 보지를 않는데 거기다가 3D 그래픽 같은 요소가 등장하게 되면 안 보는 게 정신건강상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부터 든다. <아인> 실사판의 경우 평이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시사회를 신청했지만 그 평이 좋다는 게 누가 어떻게 평한 건가 싶었고; 그런데 영화가 시작하고(했는데도 문이 안 닫혀서 빛과 바깥 소리가 다 들어오고 사람들 계속 들어오는 걸 맨 뒷자리에 앉아있던 나는 어떻게 생각해야 되는 건지) 나서 보니 이번 건 평이 좋을 만하구나 싶었다.


만화와 애니메이션도 그랬지만 영화는 특히 액션에 치중되어 있다. 그러다 보니 각 등장인물의 성격과 그걸 받쳐주는 세세한 이야기가 그렇게 많이 다뤄지지 못했고 잠깐 잠깐 나오는 대사로 그걸 파악해야 되는 단점도 있긴 했지만 그렇게 일일이 다루기보다는 애니메이션에서 엄청난 비중을 차지하는 사토 씨 액션타임(?)에 치중해서 오락적인 요소를 강조한 면이 러닝타임 한 시간 오십 분짜리 영화에서는 더 잘 먹혀든 것 같다. 애니메이션에서 표현된 장면들을 충실히 재현해 냈고 사토 씨를 맡은 아야노 고 배우의 연기도 맡은 역에 대한 연구를 정말 열심히 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훌륭했다. 그리고 이런 액션을 받쳐주는 배경음악도 상당했는데 들을 때마다 상당히 고의적이라는 생각도 들긴 했지만 액션 장면이 시작될 때 나오는 3,2,1 소리를 들을 때마다 의식이 강제적으로 화면에 몰입되는 것 같은 느낌이 대단했다.


작품에서 다뤄지는 영역이 압축되다 보니 타나카를 제외한 사토 씨 패밀리(?)의 출연이 줄어든 점이나 나가이의 단짝(?) 나카노 코우는 아예 나오지도 못하는 등 등장인물도 많이 줄었는데 그러다 보니 마지막에 가서는 완전히 일 대 일 구도로 좁혀져 버린다. 원작에서도 그렇게 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영화에서 다루는 부분에서 원작이 해당하는 부분을 생각해 보면 절정 부분을 위해 다소 억지로 붙여놓은 대결이 아닐까 싶은데...(그리고 맨 마지막 장면은 속편 예고인 건가? -_-a)


이번 작품의 평점은 10점 만점에서 9점. 아쉬운 점이 없는 건 아니지만 괜찮았다.


 


*어제 밤을 샌 바람에 보는 도중에 자버려서 십 분 넘게 못 본 것 같은데 덕분에 완전히 파악하고 쓰는 평이 아니다. 언제 못 본 부분을 볼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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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lone glowf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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