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영화 2018. 4. 1. 19:37


2012 대선 새누리 경선 당시 박근혜가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로 <빌리 엘리어트>를 꼽은 일이 있었고 당시 어떻게든 박근혜를 막아야 한다는 사명감(?)에 불타있었던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일제히 이걸 깠었다. 영화의 배경이 무너져 가는 영국 탄광촌이었는데 영국 현대사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다 짐작할 수 있듯이 대처가 이런 상황을 만드는 데에 진두지휘를 했었다. 이것이 옳든 그르든 간에 대처를 존경한다면서 이 사람이 저지른 일이 배경으로 들어간 영화를 마냥 좋게 보고 있는 박근혜의 모습에 여러 차례 가속을 붙이며 날아가던 어이가 한 번 더 가속을 붙였던 것이다.

이런 흐름에 나도 끼어있었고 영화를 본 적도 없지만 일단 까고 봤다. 박근혜 대통령이라고 했었어... 접시물에 코 박고 죽고 싶다... 그리고 그로부터 육 년, 트윗을 올린 날짜로부터는 오 년. 오늘 드디어(?) 넷플릭스에서 <빌리 엘리어트>를 봤다. 탄광촌에서 노조를 지휘하는 형과 아버지, 무용수가 꿈이었다는 이야기를 중얼거리는 치매에 걸린 할머니가 있고 어머니는 돌아가신 가정에서 자라고 있던 주인공이 우연히 발레를 접하게 되고 흥미를 가지게 되면서 마초적인 형과 아버지 몰래 이를 배워가다가 주인공의 자질을 눈여겨 보며 왕립 발레학교 입학시험을 볼 것을 권하는 선생님, 이를 알아차리고 반대를 하는 아버지 사이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을 하게 된다. (물론 뭐 보통 이런 영화는 비극으로 끝나지 않는다.)

사실 영화 전체가 주인공이 춤을 배우고 갈등 중에서도 춤을 추고 자신이 처한 환경을 고민하는 성장 스토리 방식이다. 그러니 박근혜도 "어린아이가 고난을 이기면서 훌륭한 발레리노로 성장하는 과정을 담은 영화"라고 설명하고 "그렇게 어려움이 있고 부모님이 반대를 하고 주변 사정도 어려운데, 역시 자기가 좋아하고 소질을 타고나니까 '끝내는 그 길을 가는구나'라고 생각했다"라고 하는 것이다. 앞에서 말했듯이 어머니는 돌아가셔서 계시지 않고 주인공이 어머니를 그리워 하는 장면도 꽤 나오지만 박근혜는 "부모님"이라고 하는 영화를 본 건가 의심스럽게 하는 단어를 꺼낸다... 육영수가 그리워서 머리도 매일 그렇게 만졌다면서 왜? 나도 영화를 보면서 이런 방식의 영화를 박근혜가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봤다면 대처 정부와 광산 노조 간의 갈등을 잘 이해하지 못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영화 내내 반복해서 보여주는 장면이 하나 있다.



광산 노조가 버스를 향해서 손가락질을 하고 달걀을 던지는 장면이다. 처음엔 이게 뭔가 싶지만 나중에 보면 주인공의 아버지도 이 버스에 타는 장면이 나온다. 당시 광산 노조가 자본에 대항해 파업을 하는 한편 이 파업에 동참하지 않는 노동자들도 있었다.(물론 이런 현상은 노동자와 자본의 대립에서 항상 일어난다.) 그 노동자들이 노조의 출근 저지를 뚫을 수 있도록 버스에 타고 출근을 했던 것이다. 이걸 또 버스가 통과할 수 있도록 경찰이 사이에서 버티고 있는 거고... 주인공의 형뿐만이 아니라 아버지도 노조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었지만 당장 집안의 형편 때문에 주인공의 꿈이 꺾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아버지가 저 버스에 탄 것이고 이걸 알게 된 형이 아버지를 극구 말리면서 간신히 되돌려 세우게 된다. 박근혜가 이 영화를 봤다면 이 장면 또한 봤을 텐데 보면서 아무 것도 느끼지 못한 걸까? 

하긴 생각해보면 박정희 때 워낙 서슬이 퍼랬기 때문에 세우는 것도 힘들었겠지만 노동 운동을 한다는 것 자체가 상당한 반정부 운동이었다. 이런 노조가 학생운동과 맞물리면서 결국 민주화 바람을 불러일으켰고 이런 민주화 후에 박정희의 위신은 많이 깎여내려갔다. 아버지가 있을 때에도 용납할 수 없는 것이었는데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는 완전히 적이 되었다. 그러면 노조에 대해서 어떤 동정을 품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을까? 그럼 뭐 영화 내에서 노조와 관련된 내용은 그냥 패싱해 버렸을 가능성이 높다. 심한 경우엔 집안 형편이 엉망인데도 일은 안하고 이상한 곳에나 들락거리는 아버지와 형 밑에서 치매에 걸린 할머니를 모시는 불우한 아동으로 봤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그럼 뭐 위에서 인용한대로 그냥 성장 스토리가 되는 거지... 

결국 사람은 같은 걸 봐도 각자 자기가 보고 싶은 걸 보게 되고 듣고 싶은 걸 듣게 된다. 성장 과정에 따라 속해 있는 집단에 따라 쌓아온 지식에 따라 다르게 접하게 된다. 이 영화와 박근혜의 감상은 그런 것을 반영했을 뿐인 건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그냥 박근혜가 무식하다는 증거 중 하나에 불과하거나.

물론 영화 자체는 좋다. 그러니 박근혜도 본 척을 했겠지.

posted by alone glowf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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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기사 2018. 3. 9. 22:00


Viola Simic 씨는 2015년에 아들을 낳기 전에 아이와의 시간을 좀더 늘리기 위해 시간제 일자리로 옮겨가야 하나 고민했고 결국 자신의 경력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는 위험을 안는 결정을 해야 했다. Mercedes Benz의 노조의회에서 IT 매니저로도 일하고 있는 Simic 씨는 너무나 많은 동료들이 엄마가 된 초기에 급제동을 걸어야만 했고 나중에 돌아봤을 때 그들을 위한 정규직 일자리의 문은 굳게 닫혀져 있음을 확인할 뿐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 달 초에 독일의 금속노조가 행한 협상 덕분에 앞으로는 아이나 아픈 양친을 돌봐야 하는 직원들이 생겨나도 이와 같은 고민을 하지 않게 되었다. 2019년 1월부터 노동자들은 IG Metall로부터 받는 봉급의 4.3% 인상을 약속받았을 뿐만이 아니라 합해서 이 년 동안 근무시간을 일 주일에 스물여덞 시간으로 줄일 수 있고 후에 다시 정규직으로 돌아갈 수 있는 권한도 부여받았다.


화요일에 노조는 백사십사만여 명의 노동자들이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시간제 일자리에 머물고 있다는 연방의 공식 통계를 인용하며 독일의 새로운 정부에게 정규직으로 돌아갈 수 있는 권한을 보장할 수 있는 법안을 제정하도록 요구했다. 

아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갈 때 즈음에 스물여덞 시간 선택권을 얻게 될 Simic 씨는 "주머니에 돈이 조금 더 들어가는 건 언제나 기분좋은 일이죠. 하지만 저에게 중요한 건 노조가 새로운 근무 시간 모델을 만들어냈다는 거예요. 드디어 고용주들이 새로운 시대의 노동에 대해 무엇을 우선시해야 되는가를 생각하게 되었어요."라고 말했다.

 

노동 유연화 아이디어는 고용주들이 겪어야 하는 불편함 뿐만이 아니라 노조가 노동자들에게 요구해야 하며 다른 분야로 퍼지고 있는 권리이기도 하다. 수 주일 내로 독일의 우편 회사 Deutsche Post의 노동자들은 서비스 노조 Ver.di가 중재하고 있는 계약을 받아들일지를 결정해야 한다. 이 계약은 누진적으로 봉급의 5.1% 상승과 이 년 동안 백이 일의 휴가를 보장받을 수 있는 권리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Ver.di의 대변인을 맡고 있는 Günter Isemeyer 씨는 "노동력 부족에 대한 것과 이것을 어떻게 퍼뜨릴 것인가를 다시 생각해야 되는 것 아닌가 하는 논쟁거리가 나오고 있지만 IG Metall의 주 스물여덞 시간 노동 쟁취는 우리 직원들도 더 긍정적으로 생각하도록 만들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서비스 노조와 Deutsche Post 사이의 최근 협상이 이루어지기 전에 Ver.di는 대표자들에게 모든 것을 맡기지 않고 삼만칠천 명에 달하는 노동자들에게 어떤 것에 우선 순위를 두고 협상했으면 좋겠는지를 물어보았으며 거의 80%에 달하는 노동자들이 가장 중요한 문제로 "자유시간"을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약 이백만 명의 노조원을 두고 있어 독일에서 두 번째로 큰 노조인 Ver.di는 Deutsche Bank 콜센터 직원들의 토요일 근무시간을 줄일 수 있는 권리를 안겨주는 데에 성공했다. 철도운송노조 EVG의 노동자들은 봉급 인상과 휴가 연장 중에 하나를 고를 수 있는 기회를 이미 얻었다. 2018년에 Deutsche Bahn 노동자들은 반 이상이 2017년보다 엿새 이상 많은 휴가를 즐기게 된다. 작년 7월에 철도 회사 노동자 중 56%가 휴가 보장 강화에 더 많은 표를 던진 반면에 봉급을 2.72% 올리는 것에 투표한 노동자는 41%에 불과했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최근 협상에서 나온 결과가 독일을 21세기 노동현장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를 생각하게 할 개척자로 만들 것이라고 보고 있으며 인력이 로봇이나 알고리즘으로 대체되는 대량해고 사태를 피하기 위해 고용주들은 노동시간을 줄일 필요가 있으며 이를 더 널리 퍼뜨릴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노동자들이 주장하는 노동 유연화는 유럽에서 가장 큰 경제규모로 인해 얻는 경쟁력을 해칠 수 있으며 숙련 노동자 부족 현상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하는 경제학자들도 있다. Cologne 경제연구소의 Holger Schäfer 씨는 주 스물여덞 시간 노동 협상은 고용주들 사이에 큰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이며 법률에 의해 보장되어 있는 노동권에 반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Schäfer 씨는 "만약에 여러분이 고용주들에게 더 많은 유연화를 제공한다면 그만큼 더 유동적이고 예상할 수 없는 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기계들을 회사에 제공해야 할 것입니다."라고 말하면서 노동시간을 줄일 것을 강제함으로 인해 공백이 생길 것이라는 논리를 내세웠다.


독일 노조의 새로운 전략적 우선순위는 좌파 진영으로부터도 비판을 받고 있다. 경제학자이자 독일 정부의 재정비서관이었던 Heiner Flassbeck 씨는 IG Metall의 노동 유연화 협상을 "연막작전"으로 비유했다. Flassbeck 씨는 "노동시간 감소에 대해 이렇다 할 만한 이상적인 대안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제가 문제삼는 것은 이게 작동되지 않을 것이란 겁니다. 폭발적 성장을 이룬 독일 경제의 경우 이를 조절하기 위한 보상금도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노동시간을 줄이는 동시에 임금을 올릴 수 있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죠."라고 말했다.


https://www.theguardian.com/world/2018/mar/09/28-hour-week-gains-momentum-in-german-unions-push-for-flexible-rights


계속해서 기계화 무인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 노동시간 감소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것이 이루어지는 과도기와 그 다음에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가게 될 것인가 하면 막막하다. 기본소득을 외치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건 훨씬 더 막막해 보이고... 최저임금 문제만 해도 인상 때문에 사람 대신 기계를 들여놨다는 말이 나올 정도인데 과연 노동시간이 줄어들면 사람의 필요성은 커질까 줄어들까... 노동시간이 줄어든 만큼 사람을 더 고용할 거란 건 너무 안이하다. 사람을 고용하는 데에는 시간에 따른 봉급뿐만이 아니라 각종으로 요구되는 보험금 세금 그만큼의 인력을 운용하는 데에 드는 돈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리고 시간이 줄어들면 그 노동자의 봉급은 내려야 될까 그대로여야 될까? 가끔씩 튀어나오는 안식년 논의를 적용할 경우 그 안식년 동안 노동자의 봉급은 내려야 될까 그대로여야 될까? 그럼 둘 중 하나다. 법을 무시하고 노동자를 쪼느냐 아니면 하루 종일 쉬는 시간 없이 돌려도 보수 유지만 잘 해주면 아무 불평하지 않는 기계를 택하느냐... 어느 쪽이든 간에 사람의 가치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물론 기사에 나온 사례처럼 필요한 선택사항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필요한 선택사항마저 없어지는 상황이 오게 된다면? 

하기사 한국 상황을 보면 이런 생각을 하기 힘들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한국도 결국 이런 상황으로 왔을 경우 좋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잘 모르겠다.

posted by alone glowf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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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다른 사람의 글 2018. 1. 25. 10:30

이란 교사 노조의 위원장인 이스마일 압디 씨가 1월 20일 토요일에 악명높은 에빈 교도소에 다시 수용되었습니다.


이스마일 씨는 9일에 풀려났지만 이것은 2016년부터 시작된 징역 육 년형을 잠시 유예시킨 것에 불과했습니다.


기관은 가혹한 구금 환경 때문에 이스마일 씨의 건강상태가 나빠졌음에도 불구하고 휴식 기간을 연장하는 것을 거부했습니다.


이스마일 압디 씨는 노조 활동을 하면서 교사의 권리와 공교육의 자유를 위한 운동을 해온 것 때문에 타겟이 되어왔습니다.


그는 아무 죄가 없습니다.



이란 정부에 항의하는 메시지를 보내주시는 데에 잠시만이라도 시간을 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여기를 눌러서 메시지를 보내주십시오.


https://www.labourstartcampaigns.net/show_campaign.cgi?c=3688

posted by alone glowf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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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다른 사람의 글 2018. 1. 22. 13:01

코카콜라는 이번 겨울 올림픽의 대표적인 후원기업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음료수 기업으로서 자사의 상표와 이미지를 홍보할 기회로 삼고 있습니다. 2015년 3월부터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남태평양에서 코카콜라의 밀폐용기를 제작해온 코카콜라 아마틸(저희가 사는 지역에서 유명한 상표의 뒤에 숨어있는 흑막)은 인권을 탄압하는 데에 열정을 쏟아왔습니다. 제로인권에게 올림픽 경기장 자리를 내주어서는 안 됩니다.


2015년부터 인도네시아에 있는 코카콜라 아마틸 공장의 노동자들은 독립된 노조를 가지려 해왔습니다. 자와틍아주에 있는 코카콜라 공장 노동자들이 노조를 결성하고 법적등록을 하려 했을 때 노조위원장  Atra Narwanto 씨는 정직에 이어 해고를 당했고 노조원들과 만나는 것조차 차단되었습니다. 자와바랏주에 있는 다른 공장의 노동자들은 노조를 결성하고 2017년 2월에 등록을 하자 노조위원장 Lutfi Ariyanto 씨는 다른 곳으로 전출되었고 정직을 당한 데 이어서 작년 말에 공식적으로 해고되었습니다. 노동자들은 노조에 대한 지지를 접도록 강요당했고 노조는 단체교섭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인도네시아가 억압적인 군부 독재에 맞서 싸워 자유를 쟁취한 지 이십여 년이 되어가고 있지만 인도네시아 코카콜라 공장 노동자들은 직장에서의 인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기를 눌러서 미국에 있는 코카콜라 기업과 오스트레일리아에 있는 코카콜라 아마틸에게 메시지를 보내주시어 이들에게 인권을 보장할 것과 노조위원장들을 복직시켜 올바른 단체교섭이 이루어지게 할 것을 요청하십시오.


https://www.iufcampaigns.org/campaigns/show_campaign.cgi?c=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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