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이준석이 활동하는 유튜브를 보고 이준석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게 되었다. 대선에서 윤석열을 찍었던 이유도 이준석을 보고였긴 했지만 이준석이 생각하는 정치와 나라 시스템에 대한 생각이 상당히 매력적으로 들렸고 그 결과 이준석이 만든 개혁신당에 입당하게 되었다.

처음엔 개혁신당이 잘 될 것처럼 보였고 지지율도 상당했지만 여태까지 생겨났던 많은 신당들이 그러했듯이 개혁신당도 점점 내리막길을 걷게 되었다. 4당 합당 과정이 상당한 타격이긴 했지만 이 과정이 없었다 한들 비슷할 거라 생각한다. 한국 정치는 양당제나 다름이 없는 상황이고 여기에 순응하지 않는 정당은 결국 국민의힘 계열이냐 민주당 계열이냐의 선택에 들어가지 않게 된다. 그 결과 이름을 날렸던 의원들도 많이 들어있음에도 불구하고 각 지역에서의 지지율이 처참한 상황이라고 한다. 이준석 대표도 경기도 화성 을에서 출마를 하게 되었지만 그 이후 당원들에게 날아온 편지에는 그 곳에 있는 지인의 연락처를 알려줄 수 있냐는 것이었다. 알려줄 사람도 없고 있다 한들 대뜸 줄 수 있느냐도 문제였지만(실제로 문제가 된다 파악했는지 동의를 얻어서 알려달라고 정정함) 이런 상황을 보니 가슴 속 한 구석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국민의힘 대표였기도 하고 상당수의 미래통합당 후보들이 떨어져 나갔던 지난 총선의 서울 지역구에서 44% 득표를 보였던 정치가가 총선이 다음달인 상황에서 하는 말이 이거라니... 

비례대표로 나갔어야 한다는 말도 들었지만 지금으로선 그마저도 쉽지 않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니 개혁신당 지지도가 2%다. 비례대표로 뽑히려면 최소 3%는 얻어야 되는데... 이준석 대표가 2번으로 나간다 한들 안 된다. 결국 지금 상황으로선 총선에서 한 석도 못 얻을 가능성이 극도로 높아졌는데 무슨 비례인 건지. 무슨 녹색당 노동당 트위터 정치 이야기하나?

그럼 난 개혁신당에 입당해서 무슨 의미를 낳고 있나하는 문제가 떠오른다. 소액이지만 당비도 내고있는 진성당원이긴 한데 결국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총선 모드에 들어가면서 이준석 대표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당원들에게 편지로 보내고 있지만 거기에 써져있는 부탁을 보면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네'라는 생각만 들고 그저 정당 지지도가 떨어지는 걸 지켜보고 있을 뿐이다. 녹색당에 있었을 당시하곤 정반대지만 결국 별 차이는 없는 것 같다. 한 명이라도 더 녹색당을 알고 지지해 주길 바라는 마음에 이런 저런 트윗을 올려댔지만 결국 무의미했고 개혁신당에 있는 나 자신은 그 무의미함을 알기에 아무 것도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럴 거면 입당을 왜 한 걸까? 계좌에서 당비 빠져나가는 걸 지켜보려고?

언론이 빠져나가라 고사를 지낸 것도 있긴 하지만 4당 합당 과정에서 당원들이 탈당하는 걸 보았고 그 탈당했던 사람들 중에 일부는 돌아오려 한다는 이야기도 이준석 대표 입을 통해 듣긴 했지만 손실이 플러스로 전환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다니는 정치판에서 나 혼자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봤자 얼마나 도움이 되는 걸까? 바닷물이 움직이는 걸 작대기 하나로 막을 수 없는데. 녹색당 때엔 나의 생각이 당과 너무 다르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탈당했지만 개혁신당에선 그냥 쓸려나가듯 탈당하게 되는 것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개인의 위치는 그저 미약하기만 하다.

posted by alone glowf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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