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에서는 3월 20일까지 태양이 뜨지 않아서 연중 가장 추운 때이다. 하지만 비정상적이고 역사적이다시피 한 온기가 주말에 지구의 맨 위쪽을 녹여냈다. 분석 결과 폭풍이 여러 차례 불면서 그린란드해를 통해 온기를 끌어올렸고 그로 인해 기온이 녹는점 이상까지 올라간 것을 알 수 있었다. 미국의 세계 기상예보 시스템 모델에 의하면 극점에서의 기온이 화씨 35도(섭씨 2도)까지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 이것을 직접 잴 수 있는 수단은 없지만 어바인시 캘리포니아대에서 박사로서 일하고 있는 기후과학자 Zack Labe 씨는 다양한 독립된 분석 결과가 "어는점에 매우 가까웠음"을 보여주며 이는 원래보다 화씨 50도(섭씨 30도) 이상 높은 기록이라고 확신했다. Labe 씨는 이런 온기의 침입이 북극의 중심부를 꿰뚫다시피 했다고 설명했다. 북위 80도 이상의 지역 전체를 통틀어 평균을 낸 기온의 경우 2월에 기록했던 최고기록마저도 깨버렸다. 평균기온은 원래보다 화씨 36도(섭씨 20도) 이상 높았다. Labe 씨는 "여태까지 있었던 온기의 침투 중 이보다 더한 게 없었습니다."라며 1958년부터 기록되어 왔던 Danish 기상 연구소의 자료를 근거로 대담에 응했다. "이번 온기의 침투가 이렇게 막대하다는 사실을 알고서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북극에서 이런 극단적인 온기 침투가 이뤄지는 일은 지금까지는 드물었지만 점점 주기적으로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 연구 결과 밝혀지고 있다. 지난 6월에 발표된 논문에 의하면 1980년 이래로 이런 현상이 점점 더 빈번해지고 있으며 지속되는 시간도 밀도도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한다. 노르웨이 극점 연구소에서 이 논문 작성을 지휘했던 Robert Graham 씨는 이메일을 통해 "예전에는 이런 현상이 흔치 않았습니다. 1980년부터 2010년까지 네 번 있었던 현상입니다만 최근 오 년 동안의 겨울을 살펴보니 네 번 일어났더군요."라고 밝혔다. Graham 씨는 이런 온난화 현상이 북극의 해빙이 줄어드는 것과 연관이 있다고 설명하며 1월의 기록이 사상 최저로 나타난 것에 중점을 두었다. "해빙이 녹고 얇아지면서 겨울 폭풍을 버텨내기가 더욱 힘들어졌습니다. 이렇게 얼음이 얇아지면 더욱 떠돌아다니기 쉬워지면서 작은 조각으로 분해되겠죠. 남쪽에서 불어오는 강한 바람이 이런 얼음들을 북극의 중심부로 밀게 될 것이고 개빙구역이 넓어지면서 바다가 품고 있던 열이 대기로 방출되게 될 것입니다."
과학자들은 최근에 그린란드 북쪽에서 개빙구역을 발견하고 충격을 받았다. 이 곳은 원래 오래되고 두꺼운 얼음으로 덮여있었다. 콜로라도대의 빙하 전문가 Mike MacFerrin 씨는 트위터를 통해 "북극에서 일어나고 있는 온난화 현상보다도 더욱 우려스러운 일입니다."라고 밝혔다.
This has me more worried than the warm temps in the Arctic right now. That sea ice north of Greenland among the last vestiges of old, thick sea ice existing in the Arctic ocean. Break it apart, it can circulate straight out into the Atlantic come summer. We'll see what comes. https://t.co/kMdvherrho
— Mike MacFerrin (@IceSheetMike) 2018년 2월 26일
이렇게 따뜻해진 물은 기온에 영향을 주게 된다. 북극으로부터 사백 마일 정도 떨어진 그린란드 북쪽 끝에 세워져 있는 기상 연구소 Cape Morris Jesup은 이번 연도까지의 기록 중 가장 길었던 예순한 시간 동안 기온이 영상을 기록했음을 파악했다. 비영리 기상분석 단체 Berkeley Earth에서 일하고 있는 물리학자 Robert Rohde 씨에 의하면 1980년 이래 가장 길었던 기록은 2011년 4월 말에 있었던 열여섯 시간이었다. 한때 이 기온은 화씨 43도(섭씨 6.1도)까지 올라갔다.
북극 온난화 현상과 해빙 감소에 대한 논문을 2016년에 발표한 토론토대의 기상물리학 교수 Kent Moore 씨는 많은 요인이 최근 온난화 현상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선 최근에 일어나는 폭풍이 바렌츠해를 통과하는 순환적인 과정을 거치지 않고 그린란드를 통해 바로 북극으로 가는 일이 잦아지면서 저위도 지방의 열을 직접 북극으로 전달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Moore 씨는 그린란드의 해양온도가 원래보다 더 따뜻한 것 또한 이유로 들면서 "그린란드에서 볼 수 있는 이런 온기는 확실하게 온난화 현상을 강화시키고 있습니다. 이렇게 따뜻하다는 게 놀라웠습니다. 하지만 이유를 확신하지 못하겠어요." Moore 씨는 아마도 삼만 피트 높이(날씨에 영향을 주는 영역보다 위)에 있는 대기층인 성층권에서 수 주 전에 일어난 갑작스러운 온난화가 북극의 온도에 영향을 준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성층권 온난화 현상은 아직 많이 밝혀진 것이 없다. 하지만 이 현상은 뜨거운 공기와 차가운 공기를 대량으로 재배치하는 경향을 가지며 최근에 일어난 현상은 북극 온난화뿐 아니라 유럽을 덮쳤던 "동쪽에서 찾아온 짐승같은" 한파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여진다. Moore 씨는 북극에서 최근 몇 년간 북극에서 발견된 이상 기온 현상이 고정적인 겨울 기후가 되는 것 아닌가하는 것에는 짧게 대답했다. 더 많은 자료가 필요하지만 우려하고 있다고.
일시적인 현상인지 새로운 표준이 만들어지는 것인지에 대해서 과학자들은 북극의 온도와 해빙들의 상태를 보며 불신을 드러내고 있다. 나사의 기후과학자 Alek Petty 씨는 대담에서 "겨울이 미쳤어요. 과장하는 게 아닙니다."라고 말했다. Danish 기상 연구소의 Ruth Mottram 씨는 로이터를 통해 "이렇게 극단적이었던 적이 없었어요."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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