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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24.03.30 :: 매국노가 생각하는 매국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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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24.03.06 :: 개인과 정당
  5. 2024.03.05 :: 34 1
문화/영화 2024. 4. 22. 19:54

<괴물>을 본 건 사람들이 열광을 하던 시기에서 꽤 벗어났을 때였다. 군 생활이 한창인 와중에 개봉되었으며 그 개봉기간 동안에 휴가를 나오거나 하지 않았기 때문에 영화관에서 직접 볼 기회가 없었다. 그래도 소식은 계속해서 들렸고 봉준호 감독 영화에 많은 사람들이 봤다기에 후에 중고 DVD를 구매해 보았다. 결과는 글쎄다 싶었다. 이게 재밌나 하는 생각이 계속 들었고 결국 끝까지 이렇다 할 만한 감상은 받지 못했다. 그 때의 영향이었는지 봉준호 감독이 만든 영화 중에 재밌게 보았던 영화는 <살인의 추억>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되었다.(<기생충>까지 다 보고도 이런 결말이 나왔다)

그런데 최근에 한강 공원에 있는 <괴물> 동상이 철거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애초 한강 공원 같은 곳에 잘 가지도 않으니 동상이 있는지도 몰랐고 위와 같은 감상 때문에 동상이 세워졌다는 이야기가 들렸어도 그러려니 하고 기억에서 지웠을 것이다. 하지만 이 철거 소식을 담은 기사의 논조가 영 맘에 들지 않았다. 그냥 철거된다는 이야기가 나왔으면 모르겠는데 흉물이라느니 무려 2억(!)이나 들였다느니 하는 이야기로 장식된 기사를 보고 그 동상이 대충 어떻게 세워져 있는지 나타낸 사진을 보니 괜시리 반발감이 들었다. 이게 무슨 경관을 해치는 흉물인가 싶어서.

언제 철거한다고 확실히 정하지는 않고 상반기 중에 철거한다고 했으니 당장은 아니겠지만 보러 가고 싶어졌다. 장소는 여의도 한강공원으로 마포대교 원효대교 사이 어딘가에 있다 정도 밖에 정보를 듣지 못해서 대충 여의도 한강공원 1주차장으로 되어 있는 곳에 차를 대면 갈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주차장이 원효대교 쪽이니 마포대교를 향해 걸어가면 어디에선가 보이려니 하고... -_-a 표지판 같은 거라도 있었으면 좋을 텐데 표지판에는 돈이 될 만한 곳만 표시하는 건지 자세한 장소는 표시되지 않았기에 더더욱 무턱대고 갈 수 밖에 없었고 그 결과 짧지는 않았지만 그렇게 멀지는 않은 곳에 세워져 있는 걸 발견할 수 있었다.

 

드디어 발견된 괴물 동상

 

월요일 낮이라 이걸 구경하려고 여기에 온 사람은 나 혼자일까 싶었으나 주변에 커플이 세 쌍 있었고 나 혼자 솔로였다. 한 쌍은 외국인 커플이었는데 외국인들이 이게 철거될 거란 걸 알려나 싶기도 하고 그냥 특이한 동상이 있으니 찍고 가자 그런 거 아니었을까 싶기도... 가까이에서 보니 이게 그렇게 흉물스러운가 하는 생각이 더 들었다. 이런 동상이 있는 게 그렇게 미관을 해치는 것인지도 납득이 되지 않았고. 영화가 천만 관객을 돌파하면 칭송의 대상이고 직접 보면 흉물인 아이러니.

 

왼쪽에 있는 사람들이 외국인 커플인데 찍을 때 같이 찍혀서 지워야 되나 했는데 얼굴이 나오지 않아서 그냥...

 

다만 흉물이라면 보존 상태가 흉물이랄까... 여기저기 벗겨져 있는 곳이 많이 보여서 기껏 세워놓고 관리를 이런 식으로 하나 싶은 생각이 많이 들었다. 외부 전시인 만큼 더 신경을 써줬어야 했을 텐데 그런 노력이 보이지 않았달까...

 

 

설명판은 더 그랬던 게 사진이 다 바래고 눌어있었다. 이런 걸 하려면 비 같은 것에 젖지 않도록 조치를 했어야 되는 것 아닌지... 영화를 기념해서 만들었다면서 정작 그 영화에 대해 만든 것이 엉망이라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아님 이제 곧 철거할 거라고 대충 관리하는 건지. 동상 자체도 영화가 나온 지 한참 지난 시기에 만들어져서 이게 시비의 대상이 되었다던데 전시행정의 모범사례인 건가.

 

얼마나 대단한 걸 놓으려고 이걸 굳이 철거하겠다고 광고를 해댄 건지 잘 모르겠지만 <괴물> 동상 이상의 존재감을 가질 수 있을까 싶어진다. 찾아보니 한강공원에서 배달시킬 때 <괴물> 동상 앞이라고 하면 다들 알아들었다는 말도 있던데 공원에서 랜드마크가 되는 것의 기준이란 게 뭘까 싶기도 하고.

변희봉 배우는 작고하셨고 다른 주연배우들도 중견배우가 되었다. 많은 드라마 영화 관련 상품이 그렇듯이 사람들이 엄청나게 기억해 주지 않는 한 <괴물>도 쇠퇴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게 지금일까. 아니면 영화의 상징성 자체가 숫자 위에 놓여진 허상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하나의 사례인 걸까.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posted by alone glowf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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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국노란 뭘까 하는 생각을 계속 해보았다. 사전적으로는 다른 나라에 자신이 속한 나라를 팔아먹어서 자신의 이익을 채운다는 뜻으로 한국 역사상 매국노가 마지막으로 나온 것은 조선 말일 것이다. 조선 자체가 일본에 넘어갔음에도 많은 관리들이 새로 달 훈장을 만드느라 바빴다는 이야기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미 끝난 게임에 저항하는 사람보다는 어떻게든 줄을 이어 달려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 이후로 나오는 앞잡이 같은 사람들은 이런 매국노들의 활동에서 나온 부산물들이다.

하지만 지금 사람들이 말하는 매국노는 방향이 전혀 다른 것 같아 이야기가 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 주 전 뉴스를 본 사람은 알겠지만 안산의 발언과 관련된 이야기다. 일본풍으로 꾸며놓은 가게 사진에 매국노라는 글귀를 적어 공유했다가 난리가 나자 공인으로서 조심했어야 했다는 말을 하며 삭제했다. 우선적으로 남의 가게에 마녀사냥을 촉발시키는 것이 공인이 아니면 해도 되는 행위인가 의문이 들었지만 이를 옹호하는 사람들이 매국노가 맞다며 난리를 피우는 것을 보고 더 의문이 들었다. 자신이 보기에 매국노로 보였다는 말 같지도 않은 말 외에 토리이 같은 걸 장식해 놓았으니 매국노라는 말이 눈에 띄었다. 그러니깐 토리이가 일본에서 영혼, 일본 귀신들을 신사로 불러들이는 데에 쓰였으니 그런 걸 한국에 놓았으면 매국노라는 이야기였는데 일본 귀신들이 뭔 비행기를 타고 오는 것도 아니고 한국 땅에 놓여져 있다고 거기로 오는 건지... 그냥 그 곳 자체가 다양한 외국의 문화를 접할 수 있게 만들어진 곳이라던데 거기에 맞춰서 열심히 장식해 놓은 게 매국노라면 태국 쪽으로 장식했다면 한국을 태국에게 파는 건가? ㅋㅋㅋ 

게다가 이 가게를 운영하는 사람이 윤석열 지지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윤석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그 사람의 자유지만 윤석열 지지했으니 매국노라 부르는 게 정당하다는 식의 논리는 뭘까 싶었다. 자기가 싫어하는 사람을 지지하는 사람의 말은 들을 필요가 없다는 것일까? 그냥 일본에서 자주 쓰이는 비국민 표현을 쓰기 싫어서 매국노라고 하는 게 아닐까 싶어졌다. 편가르기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워낙 많은 한국에서 이런 게 대상이 안 되면 섭하지.

올림픽 금메달 리스트 안산이 그렇게 말했으니 옳다는 말은 그냥 헛소리. 양궁 잘한다와 그 사람의 말이 옳다가 어떻게 연결되는 건지 잘 모르겠다. 혹자는 안산이 반페미니즘 세력의 표적이 되어있어서 이번 발언이 논란이 된 거라 하는데 특정세력의 표적이 된 것과 그 발언이 옳은가는 관계가 성립되지 않는다. <논리야, 놀자> 시리즈 아직도 판매되고 있던데 그거나 한번 들춰보심이... (혹시나 해서 덧붙이는데 난 그 전의 안산의 발언이나 외모에 대해 문제점을 느낀 적이 없고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이 왜 저러는 건지 이해를 못했던 사람이다.)

다시 돌아와 보면 결국 매국노라는 것이 뭔지를 모르겠다. 한일 간의 역사 문제가 계속 질질 끌리고 있는 점이 있지만 형식상으로는 사죄와 화해를 한 상황이며 한국과 일본은 현재 적국이 아니고 수교하는 국가이다. 김대중 정부 당시 이루어졌던 문화 개방도 이젠 이십 년이 훌쩍 넘었다. 그런 나라의 문화를 흉내내었다고 해서 매국노라면 다른 어느 나라로 꾸민다 해도 매국노가 되는 건가? 조선 말에 행해졌던 제국주의 열강의 수탈 그런 건지...(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정말 김대중 정부가 아니었다면 지금도 일본 문화를 접하기 엄청 어렵지 않았을까 싶다. 2000년대 이후의 기억 밖에 없으신 분들은 지금 국내에서 팔리는 일본 문화와 관련된 상품들이 모두 자취를 감추고 어딘가 잘 알지도 못하는 곳에서만 소량 밖에 구입할 수 없는 걸로 받아들이면 대충 맞다.) 정말 이런 행위가 매국노라면 공항에서 일본으로 가는 비행기를 몸으로 막기라도 해보심이 어떨지. 정말 일본에게 이익을 주는 사람들은 다 그 비행기에 타고 있을 텐데.

posted by alone glowf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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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소리/잡담 2024. 3. 26. 23:35

35

뭔가를 하려고 할 때마다 그 일의 결과를 먼저 생각하게 된다. 그 결과 생각에 브레이크가 걸린다. 예전엔 뭐든지 쏟아내놓고 보았던 것 같은데 그 쏟아낸 결과가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아니 받아들이기는 커녕 무시하는지가 보였던 게 쌓여 브레이크가 만들어진 것 같다. 결국 아무 것도 없는 상황에서 쏟아내든 브레이크를 걸든 결과는 똑같은 것 같다. 똑같이 비웃음을 당하든가 무시당하든가. 그렇게 열심히 지식을 쌓았음에도 그 지식에 기반한 행동의 결과가 이거라니 여태까지 뭘 한 걸까. 아니 쌓기는 한 걸까? 흩뿌리기만 하고 뭉치지는 못했으니 비웃음이나 무시를 당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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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lone glowf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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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이준석이 활동하는 유튜브를 보고 이준석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게 되었다. 대선에서 윤석열을 찍었던 이유도 이준석을 보고였긴 했지만 이준석이 생각하는 정치와 나라 시스템에 대한 생각이 상당히 매력적으로 들렸고 그 결과 이준석이 만든 개혁신당에 입당하게 되었다.

처음엔 개혁신당이 잘 될 것처럼 보였고 지지율도 상당했지만 여태까지 생겨났던 많은 신당들이 그러했듯이 개혁신당도 점점 내리막길을 걷게 되었다. 4당 합당 과정이 상당한 타격이긴 했지만 이 과정이 없었다 한들 비슷할 거라 생각한다. 한국 정치는 양당제나 다름이 없는 상황이고 여기에 순응하지 않는 정당은 결국 국민의힘 계열이냐 민주당 계열이냐의 선택에 들어가지 않게 된다. 그 결과 이름을 날렸던 의원들도 많이 들어있음에도 불구하고 각 지역에서의 지지율이 처참한 상황이라고 한다. 이준석 대표도 경기도 화성 을에서 출마를 하게 되었지만 그 이후 당원들에게 날아온 편지에는 그 곳에 있는 지인의 연락처를 알려줄 수 있냐는 것이었다. 알려줄 사람도 없고 있다 한들 대뜸 줄 수 있느냐도 문제였지만(실제로 문제가 된다 파악했는지 동의를 얻어서 알려달라고 정정함) 이런 상황을 보니 가슴 속 한 구석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국민의힘 대표였기도 하고 상당수의 미래통합당 후보들이 떨어져 나갔던 지난 총선의 서울 지역구에서 44% 득표를 보였던 정치가가 총선이 다음달인 상황에서 하는 말이 이거라니... 

비례대표로 나갔어야 한다는 말도 들었지만 지금으로선 그마저도 쉽지 않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니 개혁신당 지지도가 2%다. 비례대표로 뽑히려면 최소 3%는 얻어야 되는데... 이준석 대표가 2번으로 나간다 한들 안 된다. 결국 지금 상황으로선 총선에서 한 석도 못 얻을 가능성이 극도로 높아졌는데 무슨 비례인 건지. 무슨 녹색당 노동당 트위터 정치 이야기하나?

그럼 난 개혁신당에 입당해서 무슨 의미를 낳고 있나하는 문제가 떠오른다. 소액이지만 당비도 내고있는 진성당원이긴 한데 결국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총선 모드에 들어가면서 이준석 대표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당원들에게 편지로 보내고 있지만 거기에 써져있는 부탁을 보면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네'라는 생각만 들고 그저 정당 지지도가 떨어지는 걸 지켜보고 있을 뿐이다. 녹색당에 있었을 당시하곤 정반대지만 결국 별 차이는 없는 것 같다. 한 명이라도 더 녹색당을 알고 지지해 주길 바라는 마음에 이런 저런 트윗을 올려댔지만 결국 무의미했고 개혁신당에 있는 나 자신은 그 무의미함을 알기에 아무 것도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럴 거면 입당을 왜 한 걸까? 계좌에서 당비 빠져나가는 걸 지켜보려고?

언론이 빠져나가라 고사를 지낸 것도 있긴 하지만 4당 합당 과정에서 당원들이 탈당하는 걸 보았고 그 탈당했던 사람들 중에 일부는 돌아오려 한다는 이야기도 이준석 대표 입을 통해 듣긴 했지만 손실이 플러스로 전환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다니는 정치판에서 나 혼자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봤자 얼마나 도움이 되는 걸까? 바닷물이 움직이는 걸 작대기 하나로 막을 수 없는데. 녹색당 때엔 나의 생각이 당과 너무 다르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탈당했지만 개혁신당에선 그냥 쓸려나가듯 탈당하게 되는 것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개인의 위치는 그저 미약하기만 하다.

posted by alone glowf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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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소리/잡담 2024. 3. 5. 02:19

34

매일 울고 있지만 그걸 보아주는 사람이 없다. 대놓고 울고 싶지만 계속해서 참는다. 마구 외쳐보고 싶지만 내 안의 내가 그래선 안 된다고 막는다. 간신히 새어나오는 목소리는 아무에게도 들리지 않는다. 이대로 터져버리는 것 아닌가 싶을 정도로 감정이 쌓여간다. 이렇게 살아가는 척을 해봤자 결국 아무도 알아주지 않을 텐데 뭣하러 매달리는 걸까 하는 생각도 같이 쌓여간다. 사람의 뇌라는 게 이런 스트레스를 무한정 받아줄 수 있는 것도 아닐 텐데 계속해서 이런 감정을 쌓고 있다. 이미 리미트가 망가져 버린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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