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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3.09 :: 독일 노조 사이에서 불고 있는 노동 유연화 바람의 양면
Viola Simic 씨는 2015년에 아들을 낳기 전에 아이와의 시간을 좀더 늘리기 위해 시간제 일자리로 옮겨가야 하나 고민했고 결국 자신의 경력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는 위험을 안는 결정을 해야 했다. Mercedes Benz의 노조의회에서 IT 매니저로도 일하고 있는 Simic 씨는 너무나 많은 동료들이 엄마가 된 초기에 급제동을 걸어야만 했고 나중에 돌아봤을 때 그들을 위한 정규직 일자리의 문은 굳게 닫혀져 있음을 확인할 뿐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 달 초에 독일의 금속노조가 행한 협상 덕분에 앞으로는 아이나 아픈 양친을 돌봐야 하는 직원들이 생겨나도 이와 같은 고민을 하지 않게 되었다. 2019년 1월부터 노동자들은 IG Metall로부터 받는 봉급의 4.3% 인상을 약속받았을 뿐만이 아니라 합해서 이 년 동안 근무시간을 일 주일에 스물여덞 시간으로 줄일 수 있고 후에 다시 정규직으로 돌아갈 수 있는 권한도 부여받았다.
화요일에 노조는 백사십사만여 명의 노동자들이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시간제 일자리에 머물고 있다는 연방의 공식 통계를 인용하며 독일의 새로운 정부에게 정규직으로 돌아갈 수 있는 권한을 보장할 수 있는 법안을 제정하도록 요구했다.
아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갈 때 즈음에 스물여덞 시간 선택권을 얻게 될 Simic 씨는 "주머니에 돈이 조금 더 들어가는 건 언제나 기분좋은 일이죠. 하지만 저에게 중요한 건 노조가 새로운 근무 시간 모델을 만들어냈다는 거예요. 드디어 고용주들이 새로운 시대의 노동에 대해 무엇을 우선시해야 되는가를 생각하게 되었어요."라고 말했다.
노동 유연화 아이디어는 고용주들이 겪어야 하는 불편함 뿐만이 아니라 노조가 노동자들에게 요구해야 하며 다른 분야로 퍼지고 있는 권리이기도 하다. 수 주일 내로 독일의 우편 회사 Deutsche Post의 노동자들은 서비스 노조 Ver.di가 중재하고 있는 계약을 받아들일지를 결정해야 한다. 이 계약은 누진적으로 봉급의 5.1% 상승과 이 년 동안 백이 일의 휴가를 보장받을 수 있는 권리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Ver.di의 대변인을 맡고 있는 Günter Isemeyer 씨는 "노동력 부족에 대한 것과 이것을 어떻게 퍼뜨릴 것인가를 다시 생각해야 되는 것 아닌가 하는 논쟁거리가 나오고 있지만 IG Metall의 주 스물여덞 시간 노동 쟁취는 우리 직원들도 더 긍정적으로 생각하도록 만들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서비스 노조와 Deutsche Post 사이의 최근 협상이 이루어지기 전에 Ver.di는 대표자들에게 모든 것을 맡기지 않고 삼만칠천 명에 달하는 노동자들에게 어떤 것에 우선 순위를 두고 협상했으면 좋겠는지를 물어보았으며 거의 80%에 달하는 노동자들이 가장 중요한 문제로 "자유시간"을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약 이백만 명의 노조원을 두고 있어 독일에서 두 번째로 큰 노조인 Ver.di는 Deutsche Bank 콜센터 직원들의 토요일 근무시간을 줄일 수 있는 권리를 안겨주는 데에 성공했다. 철도운송노조 EVG의 노동자들은 봉급 인상과 휴가 연장 중에 하나를 고를 수 있는 기회를 이미 얻었다. 2018년에 Deutsche Bahn 노동자들은 반 이상이 2017년보다 엿새 이상 많은 휴가를 즐기게 된다. 작년 7월에 철도 회사 노동자 중 56%가 휴가 보장 강화에 더 많은 표를 던진 반면에 봉급을 2.72% 올리는 것에 투표한 노동자는 41%에 불과했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최근 협상에서 나온 결과가 독일을 21세기 노동현장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를 생각하게 할 개척자로 만들 것이라고 보고 있으며 인력이 로봇이나 알고리즘으로 대체되는 대량해고 사태를 피하기 위해 고용주들은 노동시간을 줄일 필요가 있으며 이를 더 널리 퍼뜨릴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노동자들이 주장하는 노동 유연화는 유럽에서 가장 큰 경제규모로 인해 얻는 경쟁력을 해칠 수 있으며 숙련 노동자 부족 현상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하는 경제학자들도 있다. Cologne 경제연구소의 Holger Schäfer 씨는 주 스물여덞 시간 노동 협상은 고용주들 사이에 큰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이며 법률에 의해 보장되어 있는 노동권에 반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Schäfer 씨는 "만약에 여러분이 고용주들에게 더 많은 유연화를 제공한다면 그만큼 더 유동적이고 예상할 수 없는 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기계들을 회사에 제공해야 할 것입니다."라고 말하면서 노동시간을 줄일 것을 강제함으로 인해 공백이 생길 것이라는 논리를 내세웠다.
독일 노조의 새로운 전략적 우선순위는 좌파 진영으로부터도 비판을 받고 있다. 경제학자이자 독일 정부의 재정비서관이었던 Heiner Flassbeck 씨는 IG Metall의 노동 유연화 협상을 "연막작전"으로 비유했다. Flassbeck 씨는 "노동시간 감소에 대해 이렇다 할 만한 이상적인 대안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제가 문제삼는 것은 이게 작동되지 않을 것이란 겁니다. 폭발적 성장을 이룬 독일 경제의 경우 이를 조절하기 위한 보상금도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노동시간을 줄이는 동시에 임금을 올릴 수 있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죠."라고 말했다.
계속해서 기계화 무인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 노동시간 감소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것이 이루어지는 과도기와 그 다음에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가게 될 것인가 하면 막막하다. 기본소득을 외치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건 훨씬 더 막막해 보이고... 최저임금 문제만 해도 인상 때문에 사람 대신 기계를 들여놨다는 말이 나올 정도인데 과연 노동시간이 줄어들면 사람의 필요성은 커질까 줄어들까... 노동시간이 줄어든 만큼 사람을 더 고용할 거란 건 너무 안이하다. 사람을 고용하는 데에는 시간에 따른 봉급뿐만이 아니라 각종으로 요구되는 보험금 세금 그만큼의 인력을 운용하는 데에 드는 돈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리고 시간이 줄어들면 그 노동자의 봉급은 내려야 될까 그대로여야 될까? 가끔씩 튀어나오는 안식년 논의를 적용할 경우 그 안식년 동안 노동자의 봉급은 내려야 될까 그대로여야 될까? 그럼 둘 중 하나다. 법을 무시하고 노동자를 쪼느냐 아니면 하루 종일 쉬는 시간 없이 돌려도 보수 유지만 잘 해주면 아무 불평하지 않는 기계를 택하느냐... 어느 쪽이든 간에 사람의 가치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물론 기사에 나온 사례처럼 필요한 선택사항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필요한 선택사항마저 없어지는 상황이 오게 된다면?
하기사 한국 상황을 보면 이런 생각을 하기 힘들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한국도 결국 이런 상황으로 왔을 경우 좋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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