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만화 2018. 9. 19. 21:24



<루로우니 켄신> 홋카이도편 1권이 나온 지 보름이 지났다. 여태까지도 줄곧 옛날 만화 재탕에 대해서 추억팔이에 불과하다고 비판해 왔지만 예전에 푹 빠져 있었던 작품이 다시 나왔다는 말이 들려오면 어쩔 수 없이 보게 된다. 그걸 노리고 추억팔이를 하는 걸 거고... 그래서 결국 봐봤는데 뭐 역시나랄까...



새로운 등장인물은 하세가와 아시타로우, 이노우에 아란, 아사히 이렇게 세 사람이다. 아시타로우와 아사히는 예전에 시시오 일파의 말단에 속해 있었고 아사히는 이야기 중반까지도 잔당과 함께 있었지만 까막눈이라 악질적인 사기에 속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아시타로우의 도움을 받아 빠져나오게 된다. 아란은 사정이 있어서 미국으로 밀입국을 하려다가 잡히는 바람에 감옥에 있었다가 우연히 같은 날 출소하게 된 아시타로우와 빈털터리 신세끼리 친하게 지내게 된다.

이야기 초반의 중심이 된 건 시시오 일파가 괴멸되기 직전에 아시타로우가 시시오의 검을 가지고 튀었으며 그 후 잡혀서 오 년 동안 갇혀 있다가 출소하게 된 것을 노린 잔당과의 다툼인데 어린 나이에도 시시오가 인정했을 정도로 잠재력을 가지고 있었던 아시타로우가 검에 깃들어 있던 악귀를 깨우는 듯 보였다.



보였는데...

제가 주인공인 만화에서 이러시면 곤란합니다 고갱님(?)


순식간에 이야기는 켄신에게로 넘어간다. 그래서인지 앞의 세 사람이 나오는 이야기는 서막이고 켄신이 나오는 부분부터 1장으로 매기고 있다... -_-a



죽은 줄만 알았던 카오루의 아버지가 사실은 홋카이도에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을 보고서 급거 홋카이도로 가게 되었다는 게 중심내용이 된다. 딸내미 혼자서 도장 짊어지고 고생하는 건 생각도 안 하고 대체 뭘 하고 있었는지를 어떻게 설명할지 모르겠지만(기억상실이라든가...) 여하튼... 이러는 와중에 켄신을 어떻게 할 것인지 문제가 된다. 사건이 일어날 것을 전제로 깔아버리고(-_-a) 안 그래도 몸이 걸레짝이 된 켄신이 홋카이도에서 어떻게 될지 알 수 있느냐는 문제가 또 나왔는데...



이걸 핑계로 야히코가 켄신에게 재차 시합을 청하게 되고 거기에서 당연히 이긴(...) 켄신에게 역날검을 반 년만에 돌려주기까지 한다. 이 장면 전에도 뭔 일이 있을 때마다 켄신이 야히코에게서 역날검을 건네받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건 뭐 야히코가 검 셔틀도 아니고 뭔가 싶다. <루로우니 켄신> 마지막에 야히코가 역날검을 받은 건 야히코에게로 시대가 넘어갔다는 뜻일 텐데 이젠 또 야히코 쪽에서 시대가 바뀌었으니 다시 역날검을 돌려주겠다고 하니 이건 뭐 다이내믹 재팬인가? ㅋㅋㅋ(먼산)

여하튼 이렇게 해서 켄신을 억지로 다시 주인공 자리에 앉힌 작가가 어떤 재탕을 할지...


물론 얘네들도 따라간다. -_-a

(야히코가 다함께 가는 걸 반대한 이유 중에 여러 명이 가면 돈이 그만큼 든다도 있지 않았나...) 


뭐랄까... 결국 와츠키 노부히로 작가가 <루로우니 켄신> 이후로 계속 후속작을 그리는 게 실패하니 결국 이렇게 오래묵은 카드를 꺼냈다고밖에 볼 수가 없는 것 같다. 작품 내의 변화조차 다시 되돌려 놓았을 정도로 그냥 예전에 <루로우니 켄신>을 보았던 사람들에게 추억팔이를 하는 걸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2권까지는 일단 보겠지만 2권에서 이런 걸 벗어날 수 있을까? 1권 마지막에 나온 분을 생각하면 더욱 믿음이 가지 않는데 -_-; 

이런 만화에 5점 만점 중 4.6점이나 주는 아마존 재팬 이용자들은 대체 뭔가 싶다. 하긴 그 사람들이 점수를 높이 줘도 이상했던 작품이 한두 개였나.


*여태까지 몰랐는데 검색하다 보니 와츠키 노부히로 작가가 아동 포르노 소지 혐의로 걸렸는 기사가 보이네... -_-; 

posted by alone glowfly
:
문화/만화 2018. 5. 28. 00:14

막상 <카드캡터 사쿠라> 클리어 카드편이 나왔을 때엔 좋아하던 작품의 속편이 나온다는 말에 환영했지만 이 기분은 점점 옅어져 갔다. 

전에도 말했지만 옛날 작품으로 추억팔이하는 작품들 치고 제대로 나오는 걸 본 적이 없다. 최근에 한국에서도 상영되고 있는 <마징가 Z Infinity>도 결국엔 저평가를 면치 못했다. 옛날의 그 작품을 만들던 사람들과 지금 와서 다시 만드는 사람들이 다르고 설령 같은 사람이 만든다 해도 그 사람은 예전의 그 사람과 같은 사람이 아니다. 옛날 팬은 옛날 봤던 그 명작을 떠올리고 최근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은 최근에 맞는 작품을 원하게 된다. 만드는 사람들은 그 사이에서 망설일 수밖에 없다. 그 결과 나오는 것이 상당히 어중간한 작품인 것이다. <카드캡터 사쿠라> 클리어 카드편 또한 이런 경향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다. 

단행본 쪽은 그런대로 참고 봐줄 수 있는 면이 있다 쳐도 지금 나오고 있는 애니메이션은 대체 뭔가 싶다. 아직 단행본이 4권까지밖에 나오지 못했는데 애니메이션은 그 전부터 20화를 넘게 만들어냈다. 도대체 원작 내용이 어디까지 전달이 되어서 만화책과 애니메이션이 발을 맞추고 있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이런 식으로 나온 결과 내용물이 엉망진창이다. 전작의 이야기를 끄집어내지 못해서 안달이 나지를 않나, 메이링이 갑자기 나왔다가 샤오랑은 보지도 않고 귀국을 해버리지 않나 사랑이 식었구만... 아무리 봐도 내용이 빈약한 것을 억지로 이어나가다 보니 이걸 왜 보고 있는 건가 싶을 정도다. 물론 예전 애니메이션도 단행본은 내용도 짧은 열두 권 나와있는 걸 육십 화 넘게 만든 거긴 하지만 지금 클리어 카드편처럼 빈약해 보이는 이야기가 나오거나 하지는 않았다.(오히려 나 같은 경우 애니메이션을 본 다음 단행본을 봤기 때문에 단행본 내용이 너무 없는 것 아닌가 생각을 했을 정도였다.) 무슨 사쿠라의 일상을 다루고 싶은 건지 뭔지도 잘 모를 이야기가 이어지고 카드가 나오는 전개도 너무 부자연스럽고... 이런 식으로 추억팔이를 해서 대체 뭐를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 

 

"배고파!"

 

결국 20화까지 본 내 감상은 이런 것이다.

화려한 듯 보이지만 실속은 없어서 이것저것 먹었는데도 결국 배가 고픈 현실.

 

만약 내가 <카드캡터 사쿠라>에 대해서 잘 모르다가 클리어 카드편부터 봤다면 지금처럼 20화까지 보지도 않았을 것이다. 이런 경우 5화 이내로 볼지 안 볼지를 결정하니깐. 그래서 고민이 된다. 감상이 이렇게 나오는 상황에서 구태여 애정을 발휘해 계속 봐야 되는 건지, 아니면 클리어 카드편을 안 본 걸로 쳐야 되는 건지... 

정말 추억팔이하는 사람들은 대충 만들면 기존 팬들이 알아서 따라와 줄 거라고 생각해서 이런 식으로밖에 만들지 못하는 건가? 짜증난다.

posted by alone glowfly
:
문화/만화 2018. 4. 9. 23:43

한국어판 만화책 제목이 <신 중화일미>여서 원래 제목도 그런 식인가 했는데 좀 다르네...


한국에서는 <요리왕 비룡>으로 잘 알려져 있는 <신 중화일미>의 속편이 나왔다. <中華一番!極>. 한국식 제목으로 하면 <신 중화일미 극>이 되려나...(신을 빼는 게 나을지도) 약 십팔 년만에 나오는 신작이라고 하는데 '보통 이런 경우 후속작이 안 팔리는 경우가 대부분...' 이런 생각이 들어서 아마존 재팬을 찾아보니 후속작이 있지만(모두 요리 이야기) 맨 먼저 검색되는 작품은 <신 중화일미> 쪽이고 후속작은 평이 별로 달려있지 않은 걸로 봐서 대충 내 생각이 맞는 것 같다. 


가장 최신작이 이 작품인데 평이 네 개이고 이나마도 전(前)권들을 살펴보면 한 개씩만 달려있다. 

아마존 재팬에서는 아이디만 있으면 평을 작성할 수 있다... -_-;


조금만 살펴봐도 그냥 마구 불안해지는 게 옛날에 재밌게 봤었던 그 <요리왕 비룡>이 남아있기는 할지 모르겠다. 추억에 젖은 옛날 팬들을 끌어들일 수 있을지는 몰라도 그걸 유지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인데 확실한 계획이 있는 걸까 아니면 일회성으로 끝날까? 킨들판으로 바로 볼 수 있을 텐데도 아직까지 평점이 달리지 않았다는 것 자체가 옛날 팬들을 만족시키지 못했다는 증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일단 지켜보고 결정을 해야 될 것 같다.

요즘 들어서 이런 식으로 옛날 작품을 되살리는 기류가 부쩍 늘어난 것 같다. 그 기류가 성공적인가 하면 그렇지도 않은 것 같은데 계속 나오고 있다. 성공적이지 않아도 돈은 벌린다는 걸까? -_-; 좋았던 옛 추억은 그대로 남길 때 추억으로 간직할 수 있는 법일 수도 있는데 이렇게 꼭 끄집어내야 되는 걸까? 점점 더 마음 속이 복잡해진다.


'문화 > 만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스케와 본타 군 인형  (0) 2018.04.21
마리화나의 날  (0) 2018.04.20
바이올렛 에버가든  (0) 2018.04.06
장난을 잘 치는 타카기 양  (0) 2018.04.03
이토우 쥰지 컬렉션 애니메이션  (0) 2018.04.03
posted by alone glowf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