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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6.05 :: 보편을 사수하라
  2. 2018.06.05 :: 막아야 할 흐름

 


 

https://www.facebook.com/y.union1030/posts/1846543008699304

내가 녹색당을 지지하고 있는 동안 의아하게 생각했던 것을 딱 한 군데로 짚을 수는 없지만 그 중에 크게 느꼈던 것 중 하나가 기본소득이었다. 매우 웅대한 꿈처럼 들리지만 결국 이걸 어떻게 실행해야 되는지가 너무 막막했기 때문이다. 녹색당이 주장해 왔던 바가 크게 바뀌지 않았다면 한 달에 사십만 원씩을 모든 인민들이 골고루 나눠받는 방식이다. 대략 오천만으로 잡고 일 년을 계산해 본다면 이백사십조 원이 나오게 된다. 거기에 반 좀 넘게 얹어주면 지금 현재 국가예산이 된다. 그렇게 나눠가질 돈을 마련하는 것도 대략난감하지만 정말 나눠준다고 해서 무슨 변화가 있을지도 난감하다. 녹색당이 바라보는 것처럼 더이상의 성장은 바라보지 않는다 쳐도 이만한 나라를 지탱할 예산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기본소득을 실행하면 대체 그 예산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지 짐작이 되지 않는다. 다른 곳에서 쥐어짠다고 해도 한계가 있다. 쥐어짜는 걸로 할 수 있다면 유럽의 복지 선진국들이 진작에 시행했겠지만 아직 시민들을 설득하는 것도 그렇게 만만치가 않다. 석유 팔아먹어서 기본소득 비스끄무리한 거 해왔던 알래스카 이야기는 내 앞에서 꺼내지 말고.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납득을 하지 못하는 것은 선별적 복지의 해악성이다.

언젠가부터 선별적 복지를 하는 것이 상당히 나쁜 수단으로 여겨지고 보편적 복지만이 좋은 것인 것처럼 여겨지고 있다. 물론 급식같은 경우처럼 선별적 복지를 해봤자 오히려 그로 인한 돈만 더 들어가게 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자원이 한정되어 있는 경우, 그것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계층이 있는 경우 무조건 그런 선별적 복지를 나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 장애인을 위한 시설이나 제도도 선별적 복지이지만 그것을 누가 뭐라고 하지 않는다. 가난한 세대를 지원하는 것도 선별적이지만 그것을 누가 뭐라고 하지 않는다. 위에 올려놓은 정책들의 경우도 그렇다. 청년층의 취업과 경제적 안정을 도와주기 위한 대책에 대해서 신지예 녹색당 후보는 하나같이 반대 입장을 드러내면서 기본소득을 내세운다. 그렇게 기본소득이 절실하지 않은 쪽에게 일부러 나눠주기 위해 당장이 절실한 층을 외면한다면 원래의 취지에도 어긋나는 것 아닌가? 그리고 정장의 경우 많은 취업준비생들이 당장 양복이 마땅치 않아서 세탁소 같은 곳에서 대여를 하고 있고 이런 사람들을 위해 양복을 빌려주는 사회적 기업도 존재한다. 이런 것을 시에서 하는 것이 예산 낭비라면 기본소득은 왜 하는 걸까? 복지의 기본은 사회적 안전망을 키워서 부의 격차를 줄이는 것이 전제일 텐데 격차를 줄이는 것에 반대를 날려도... 

이런 생각을 하다보니 결국 앞서 말했던 전체를 지탱할 예산 중에 기본소득을 빼면 도대체 뭐가 남는 건가 하는 의문으로 돌아오게 된다. 모든 것을 기본소득에 맞춰버리고서 정작 다른 필요한 곳들은 무시해 버린다면 대체 뭘 할 수 있는 걸까? 멀리 보는 것도 좋긴 한데 가까이에 있는 난관을 무시하면서 멀리 볼 수는 없는 것 아닌가? 그 멀리 보는 방향이 맞는 건지도 정확하지 않은 판국에...

내가 맞을지 틀릴지는 모를 일이지만 녹색당 등이 바라보는 기본소득의 전망은 더더욱 모르겠다. 기본소득 지지자들이 보기엔 내가 아무 것도 모르면서 이러는 걸로 비춰질지도 모르겠지만.

posted by alone glowf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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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를 앞두고 희한한 일이 벌어졌다. 서울시장 선거 벽보 중에서 녹색당 신지예 후보의 벽보만 골라서 훼손된 것이다. 선거 벽보가 훼손되는 일이 드문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한 후보만 두고 집중적으로 벌어지는 경우는 흔치 않다. 이것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분석된다.(?) 문구가 마음에 안 들었거나 시선이 마음에 안 들었거나...


엎어치나 메치나...


이 사건을 보면서 전에 레드벨벳의 아이린 가수가 <82년생 김지영>을 읽는다고 했다가 대난리가 난 때가 생각났다. 많은 남자팬들이 아이린 가수와 레드벨벳에 반기를 드는 한편 그와 별 상관없던 많은 사람들이 레드벨벳 이름과 <82년생 김지영>을 되새기게 되는 계기가 만들어졌다.(덕분에(?) 나도 <82년생 김지영>을 읽고 있다. 원래 보려고 했던 거긴 하지만.) 이번 사건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선거 벽보 훼손 행위가 반페미니즘 사이에 뚜렷한 뭔가를 낳았기 보다는 그 반대편이 또다시 뭉치게 되는 계기를 만들어 버렸다. 약자가 강자에게 던지는 돌과 강자가 약자에게 던지는 돌의 차이랄까... 전자는 약자를 뭉치게 하지만 후자는 당연한 것이기에 별반 무언가를 낳지 못한다. 메르스 사태 때의 상황이나 강남역 사건이나 똑같은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다. 

내가 이렇게 생각하고 있을 정도면 멍청할 리도 없고 나보다 똑똑한 사람들이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생각되는 남자 쪽도 이런 식으로 해서는 안 될 거라는 것을 진작에 눈치챘을 법한데도 불구하고 딱히 누가 막으려 하는 움직임이 있다기 보다는 자기들끼리 왜곡된 지식을 주고 받을뿐이다. 하긴 저 대화에 있는 분도 변호사... 생각해보면 파시즘도 그랬고 매카시즘도 그랬다. 그 사람들이 정말 멍청했다기보다는 한번 움직이기 시작한 흐름의 잘잘못을 따지지 못하고 따를 수밖에 없는 시점이 오게 된다. 물론 그 전에 흐름을 따르지 않았다면 거기까지 가지도 않았겠지만 그렇다 해도 그 흐름을 막을 수 있는 힘이 갑자기 솟아나는 것은 아니기에 거기에 짓밟힐 가능성이 있다. 사람들이 이런 시점에 있음을 생각하면서 그저 큰 흐름에 거스르지 않으려 하는 것 아닌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냥 이 흐름을 방관할 수만은 없다. 지금도 상당히 벌어졌다고 생각하지만 이 간극을 좁힐 기회를 한시라도 더 빨리 찾기 위해서 흐름을 막을 수 있도록 뭉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조건 시위를 하러 나와라 같은 게 아니라 이 흐름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모두 자기가 할 수 있는 것을 하기만 해도 이 흐름을 막을 수 있는 기반은 금방 만들어질 것이다. 아니 뭐 막지 못하고 그냥 저 사람들이 저대로 늙어가 생각이 고착되어 버린다면 그거야말로 인류가 진보하지 못한다는 슬픈 증거이지 않을까...

posted by alone glowf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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