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기사 2018. 4. 21. 14:47



베네수엘라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유전을 가지고 있지만 정부에서 하루에 수백만 달러를 들여가며 원유를 수입하여 시들해진 산업을 떠받치고 있다. 베네수엘라 경제가 한번에 무너지면서 싸구려 생필품을 위한 석유 외엔 남지 않았고 석유회사들도 국가의 기초수요를 맞추기에 급급한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잠정적 가동력의 40퍼센트를 밑도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에 International Energy Agency는 베네수엘라가 국제적인 공급에 커다란 위험을 줄 요인으로서 시장의 부족현상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고했다. Bloomberg에 의하면 생산성 하락이 갈수록 가속도를 붙이고 있어서 2월에는 하루에 십만 배럴로 떨어졌다고 한다. 베네수엘라의 Central대는 칠십 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베네수엘라가 가진 광대한 유전의 대부분은 중질 원유이기 때문에 이를 판매할 수 있는 제품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희석시켜줄 필요가 있다. 2016년에 자국의 산업체에서 공급에 필요한 양을 감당하지 못하게 되자 베네수엘라는 사상 처음으로 희석된 석유를 수입하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이 년, 텍사스에 있는 Rice대에서 라틴 아메리카 에너지 정책을 연구하고 있는 Francisco Monaldi 씨는 이 수입량이 점점 늘어나 현재 하루에 이십만 배럴씩 수입하게 되었고 이 중에서 대부분이 미국에서 오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베네수엘라에서 음식과 약을 받기 위한 길다란 줄이 만들어지는 것은 곧잘 이야기되고 있지만 주유소에서 차들이 줄을 지어있는 것은 리터당 0.01달러에 불과했던 몇 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현실이 되었다. 여전히 베네수엘라의 기름값이 생수값보다 싸긴 하지만 산업체들이 더이상 국가의 수요를 맞추지 못하고 있는 실정에 놓여있으며 수출이 우선시될 수밖에 없다. Monaldi 씨는 생산량이 계속해서 줄어들어 백만 배럴 이하로 떨어지게 된다면 매우 끔찍한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말한다.

"국가 수요는 사십오만 배럴 정도이고 베네수엘라로선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진 빚을 갚기 위해서라도 수출을 해야 합니다. 베네수엘라는 두 가지 이유 때문에 수입을 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정유산업계의 붕괴우려고 다른 하나는 베네수엘라의 석유가 중질 원유여서 이를 묽히려면 희석된 수입석유가 필요한 것이죠. 하나 웃기는 것은 베네수엘라가 국내 수요를 맞추기 위해 수입석유를 공급하면 가솔린이 거의 공짜가 되어버린다는 겁니다. 배럴당 80~90달러로 사오고선 0달러로 푼다니요."

Monaldi는 정권이 바뀌는 것만이 유일한 희망이라고 말하며 베네수엘라가 원상 복귀를 하는데에만 최소한 십 년은 필요할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선거를 관리하는 IVAD는 다음달에 선거를 하는 것이 Nicolas Maduro 대통령에게 좋지 않을 것이라 추정하고 있다. 시민 중 77%가 정부를 바꿔야 한다고 믿고 있으며 주된 이유로 음식과 의약품 부족, 안전문제와 생활고를 들었다.

IMF는 베네수엘라 경제가 2018년에 15% 하락하여 라틴 아메리카 사상 최악의 GDP 하락에 직면할 것이라고 보고 있으며 2018년 말과 2013년 최고치를 비교했을 경우 반토막 수준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석유는 국가 수출의 90%를 넘게 차지하고 있지만 부패한 정부, 투자 부족, 숙련공들의 이민으로 인해 산업체들이 폐허가 되다시피했으며 이는 베네수엘라 인민들을 위한 음식과 의약품 같은 생필품 공급 능력을 위태롭게 만들었다. 이것이 악순환을 낳으면서 인구의 10%가 이민을 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세대의 3분의 2에 달하는 가족이 최소한 한 명 이상을 외국으로 보낸 상황이다. 나라에서 탈출한 삼백만에 달하는 인구 중에는 청년과 숙련공들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이 위기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https://www.independent.co.uk/news/world/americas/venezuela-oil-imports-economy-industry-heavy-refining-efficiency-a8307161.html

posted by alone glowf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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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Fortune지에서 문재인을 위대한 지도자 4위에 선정했다는 이야기가 보였다. 갑작스러운 소식에 뭔가 하고 해당 기사를 살펴보니 흔히 보는 한반도 정세 운전사 논리가 떴다. 1~3위가 뭔지 살펴보니 1위는 미국에서 총기 사건이 계속 일어나는 것을 참지 못하고 일어난 청소년들이었고 2위가 말라리아가 퍼지는 것을 막고 성평등에 공헌한 게이츠 부부였다. 그리고 3위가 미투운동이었다.

글쓴이는 미투운동에 대해 특정 지역이나 직종이 한정되지 않고 누가 이끌어나가는 것도 아닌 전세계적이고 사고방식을 바꾼 운동으로 표현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미투운동의 바람이 힘차게 불었으므로 여기에 포함될 것이다. 하지만 한국에서 짚은 것은 그 아래에 있는 문재인이었다. 3위보다 4위를 중시하다니 언제부터 한국이 패자(?)에게 이리도 관대한(?) 나라가 된 걸까?

요즘 보면 사람들이 마치 소수 엘리트주의를 지양하고 진정한 대중에 의한 정치를 꿈꾸는 것처럼 보인다.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시민의 뜻에 맞지 않는 정치가 이루어졌다, 시민의 법감정에 맞지 않는다는 말이 나온다. 하지만 이게 정말로 시민 대중들을 위한 이야기인 걸까? 내가 보기엔 그냥 편가르기를 해서 우리 편에게 불리한 정치가 이루어졌다 우리 편의 생각에 맞지 않는 판결이 내려졌다라고 말하는 것 같다. 특히 정치의 경우 문재인의 뜻과 맞느냐 문재인의 정치적 이익에 부합하느냐에 총체적인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만 보인다. 문재인이 맞느냐 자유한국당이 틀리냐의 문제라기보다는...(후자의 확률이 높긴 하다.) 그러다 보니 김경수와 드루킹 사이에 확인된 새로운 사실에 대해서도 제대로 판단을 못하는 사람들이 넘쳐난다. 민주당 쪽은 김경수와 드루킹이 이렇다 할 관계가 없다고, 지시 같은 것 내린 적 없으니 메신저 프로그램에도 안 뜨는 것 아니냐고 말했지만 그걸 뒤집는 증거가 드러났다. 그런데도 이게 뭐가 문제냐고 하니 참 아무런 문제가 없고 모든 잘못은 그저 드루킹에만 있다. 키득. 

정치의 모습도 이상하게 바뀌었다. 사기업에서의 일도 국회가 담당할 일도 법원이 담당할 일도 지방정부의 일도 모두 정부 쪽에 청원을 넣자고 달려든다. 결국 청원이 성공한다 쳐도 정부 쪽에서 뭔 말을 할 수 있었던 건지 잘 모르겠다. "노력하겠습니다"를 최소 A4 몇 장은 내야 될 텐데... 이렇게 모든 게 문재인 중심으로 옮겨가 버렸고 지난 정부까지만 해도 대통령에게 너무 많은 권한이 부여되어 있다면서 바꿔야 한다고 하던 사람들이 권한을 분산하자는 쪽의 이야기에 대해서 반발을 하고 그 불똥이 정의당까지 튄다. 정작 정의당의 입장은 정부안을 통과시키는 데에 힘을 합치자이지만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다. 그냥 문재인 대통령 각하의 말씀을 따르는데 좌우가 어디있느냐로밖에 보이지 않는다.(욕이다.)

경향 같은 곳에서 3위인 미투운동을 제껴버리고 4위인 문재인을 주목한 것도 이런 흐름을 타고 장사하려는 속셈에서 저렇게 선정한 것 아닌가 싶다. 미투 운동은 논란이 있으니(?) 여기저기서 메갈메갈거리러 오겠지만 지금 현재 문재인의 위치는 확고하다. 경향을 접하는 사람들 상당수는 위에 말한 사람들이고. 그럼 장사를 하고 싶다면 문재인을 선택하는 게 당연한 것일 수도 있겠지. 인권이야 나중에 짧게 논하면 되는 것 아닌가.

이런 의미에서 한국은 여전히 소수 엘리트주의 국가이다. 많은 사람들이 정치에 참여하여 사회의 다양한 모습을 반영하기 보다는 일렬 종대로 세워줄 특정 정치인만을 바라본다. 대중에 의한 정치를 논하는 사람들은 다수의 폭력적인 반응이 무서워서 방송 같은 곳에서 이 흐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기 바쁘고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들은 그냥 비주류인 거고... 그러니 대중들은 반성할 틈이 없이 흘러가는 사회에 휩쓸릴 뿐이다. 시민들도 똑똑하니 가르치려 들지 말라는 식의 댓글을 달며 전문가들을 쓰레기 취급하는 세태에서 문재인 찬양자들은 예외지만 뭔 배움이 있고 반성이 있을까? 세 사람이 길을 같이 걸어가면 반드시 스승이 그 안에 있고 어린 아이에게서라도 배우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말라 했던 옛말들은 다 소용이 없는 건가... 하긴 이런 말을 하면 전문가들이 배우려 하지 않는다, 기레기들에게서 뭘 배우라는 거냐 그러겠지.

은수미 의원 트위터 계정에서 올린 기사를 보고 이런 생각을 했다. 뭐 여태까지 해왔던 말과 별반 다를 것 없다. 그냥 세상은 변하고 있는데 내 머리가 굳어버린 건지도 모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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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lone glowf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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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기사 2018. 4. 14. 17:05


탄자니아 정부가 새로운 광범위한 인터넷 규정으로써 블로그를 개설하기를 원하는 사람에게 930달러의 요금을 물리는 방안을 제시하면서 관에게 인터넷에 대한 이례적인 통제력을 부여했다. 정부는 이제 모든 블로거들에게 연간 이용료를 내고 글을 올리기 전에는 신고할 것을 요구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조항의 영향을 받는 것은 블로거뿐만이 아니라 온라인 라디오 방송국,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 온라인 포럼, 사회관계망 서비스 이용자와 인터넷 카페 개설자까지 들어간다. 블로거는 주식자본, 납세증명, 출자금 그리고 국가보안 인가 등 상세증명서를 제출해야 한다.


탄자니아에서는 블로그질도 공짜가 아니예요. 정부가 블로그, 웹사이트, 온라인 라디오와 TV 스트리밍 서비스에 등록비와 연간 이용비를 받아낼 수 있는 조항을 만들었거든요.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으면 웹사이트와 유튜브 계정에 대해서도 돈을 내야 될 겁니다. -_-


전자우정의회가 2018년 규정으로 낸 것으로 알려진 이 법안은 "다른 사람 혹은 공공에 해가 될 것으로 생각되는" 금지 컨텐츠 목록도 포함하고 있다. 이에 더해서 PC방에서는 감시 카메라를 달아야 한다. 이런 조항들을 어겼을 경우 관에서 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 

탄자니아 신문들은 정부가 "도덕적 타락"을 막기 위해서 이 조항을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CNN은 탄자니아 정부에게 이에 대한 의견을 요청했으나 대답이 오지 않았다.


인터넷을 할 자유 



고발 블로그 사이트 Jamii Forums를 만든 인터넷 활동가 Maxence Melo 씨는 2016년에 사이버범죄법에 의해서 체포되었으며 이후 해쉬태그 #FreeMaxenceMelo가 만들어졌다.


인터넷 인권운동가들은 새로운 법이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스와힐리 위키리크스라고도 불리는 Jamii Forums의 운영자 Maxence Melo 씨는 CNN에게 "이 조항은 시민의 사생활과 정보에 자유롭게 접근할 권리, 표현의 자유를 통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사이버공간에서의 자유를 완전히 잃었습니다."라고 말했다.

Freedom House의 보고서에 의하면 이 새로운 조항은 최근 몇 년 동안 계속해서 도입된 논란거리 법안들을 이어나가는 것으로 정부에 대한 비판을 하는 언론들을 통제할 수단으로 사용될 것이 우려되고 있다.

2015년에 도입된 사이버범죄 법안 같은 경우 2016년에 수사를 방해했다는 명목하에  Melo 씨를 체포하게 만들었다. 동남부 아프리카 정보통신정책 회의(CIPESA)는 새로운 법안이 표현의 자유와 의사소통과 정보에 대한 권리를 침해한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이 권리는 탄자니아 헌법 18조에 의해 보장되는 것이다. 2016년에 월드뱅크가 발표한 바에 의하면 탄자니아의 1인당 GDP는 878달러이기 때문에 블로그 비용 930달러는 많은 사람들의 권리를 가로막을 것이다.


https://edition.cnn.com/2018/04/12/africa/tanzania-blogging-internet-freedoms-africa/index.html?sr=twCNN041318tanzania-blogging-internet-freedoms-africa1152AMStory


930달러면 한국 돈으로 환산해도 99만 원이다. 한국 사람도 웬만해선 못한다... -_-; 독재를 하면 이런 획기적인(?) 방안도 마련할 수 있는 건가...

posted by alone glowf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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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순위에 "박근혜 항소"가 뜨길래 설마 항소를 결심한 건가 했더니만 항소 포기라고 나왔다. 이렇게 되면 삼성 관련해서 무죄가 난 건 등에 대한 검찰 쪽의 항소만 살아있게 되니 2심에서는 원심 유지 혹은 검찰의 의견을 받아서 형이 더 길어질 수가 있다. 아니 뭐 애시당초 중간부터 재판에도 안 나왔는데 항소를 할 수 있는 건지 뭔지 생각이나 했을까? 그런데 검색결과에 이상한 게 보였다. 박근혜 재판 결과에 대해서 한국에서 대통령이 되려면 부정을 해야 되냐는 말을 하는데 그 대상이 문재인이었다. 순간적으로 김어준의 개헛소리 K값 이야기인가 했더니만 투표용지로 부정선거를 했다는 거다. 투표용지라면 칸이 붙어있나 띄어져 있나 하는 역시 개헛소리 아무말 대전밖에 떠오르지 않고 그건 역시 개헛소리인 걸로 결론이 났는데 뭔 이야기인가 했더니만 이런 거였다.


http://m.newstow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18683


허 이런 엄청난 일이 당당하게 벌어졌다니!(?) 그런데 뭐 사진을 찍었을 정도면 선관위 직원들도 그냥 그러려니 하고 있었다는 이야기일 텐데 이게 왜 이렇게 된 건지 물어봤다는 이야기가 없다. 보면서 생각난 건 사전투표 용지인데 위에 나와 있듯이 사진 찍은 분도 사전투표는 하셨다니 모를 리가 없지 않을까 싶었다.



http://www.dailian.co.kr/news/view/631288


그런데 사전투표용지가 이렇게 생겼어요 아저씨... 왼쪽 아래에 QR 코드가 찍혀져 있어서 여기에 일련번호, 선거명, 선거구명, 관할선거관리위원회명이 들어가 있으니깐 이걸로 본투표 개표에 합류할 수 있는 거라는데(https://www.nec.go.kr/portal/bbs/view/B0000342/11323.do?menuNo=200035) 사전선거 하셨다면서요? 모르겠으면 선관위 직원들에게 좀 물어보든가. 그런데 이렇게 되면 위에서 지적한 남재준 사퇴 표시와 직인은 의혹(?)으로 남아있게 된다. 좀더 생각해보고 찾아보니 간단했다.


http://tsukubatokyo.org/blog/?p=2423


재외국민 투표(두둥) 재외국민 투표용지에 찍히는 직인은 저렇게 나오는 것이다. 그리고 남재준이 사퇴한 건 4월 29일, 재외국민 투표는 25일에서 30일까지였다. 30일에 인쇄를 시작한 사전선거 투표용지에는 남재준 사퇴가 반영이 될 수 있었지만 재외국민 투표용지에는 반영될 수 없었던 것이다. 원래도 투표용지는 접지 않아도 투표한 용지를 일부러 다른 사람에게 보여준다거나 "나 ㅇㅇㅇ에게 투표했어요!"라고 소리를 지르거나 하지 않는 한 그냥 투표함에 넣으면 투표소 관리 쪽도 아무 말도 않는다. 사람들이 오해 혹은 강박관념 때문에 일부러 접는 거지... 저 투표용지가 접히지 않은 이유야 뻔하지 않나. 사전선거니깐 그냥 봉투에 넣은 다음 투표함에 넣으면 되니 어차피 안 보이는데 뭣하러 접어... -_-; 접으면 오히려 그거 꺼내는 개표 담당자로부터 생명 연장 시술을 받을 수 있다.

부직포에 넣었다는 정확히 뭔지 잘 모르겠지만 특별한 문제는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문제가 있었다면 수개표에 열정을 쏟는 이해할 수 없는 분들이 바로 지적했을 텐데 이제야 저런 걸 보게 된 걸 보면 그냥 관행 정도인 것 같다. 


애시당초 지난번 정부 때 청와대에 있었던 건 박근혜였다. 선거 전까지는 황교안이 대신 맡았고. 도대체 어딜 어떻게 생각하면 선관위가 문재인 편을 들어서 조작을 저지를 거라 생각하는 건지 도통 모르겠다. 하긴 또 이런 식으로 말하면 K값 개표 조작에 솔깃하시는 분들이 있겠지만...(그런 식으로 보는 게 절대 들어맞지 않는다는 걸 전에 설명했지만 누가 보지도 않는 것 같고) 위의 투표용지 부정 운운하는 분들은 3.15 부정선거를 들먹이지만 내가 알기론 2002년 노무현이 당선된 대선에서부터 시작했다. 그 때부터 전자개표기를 통해 빠르게 진행되니깐 그것에 시비를 걸은 것이 시작이었고 그 이후로 계속해서 진 쪽이 부정개표를 논했고 거기에 따라 박쥐처럼 왔다갔다 한 사람이 있는 것으로 안다. 이렇게 된 것은 우리가 질 리가 없다, 왜냐하면 우리가 옳으니까! 방식의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여전히 수개표를 외치시는 분들은 그것 때문에 여전히 2012년에 사고가 정지되어 있지만 2012년 대선을 되돌아봤을 때 충분히 문재인에게 불리한 지점이 많았다. 아니 애시당초 박근혜가 압도적이었는데 그나마 그렇게라도 따라잡았던 것이다. 2017년 대선이야 박근혜가 사실은 최순실(박근혜)였다는 사 년간의 이해할 수 없었던 일들을 모두 설명해 주는 동시에 절망에 빠지게 만들었던 상황 속에서 박근혜는 알파요 오메가다 당연히 압도적일 수밖에 없었고... 그런 상황 파악을 할 수 없게 만들고 모든 것을 쉽게 풀어내는 듯 보이는 게 음모론인 것이다. 이런 음모론을 계속 읊어봤자 변하는 것은 하나도 없다.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지 않았는데 앞으로 나아갈 리 만무하지. 이런 나아가지 못하는 사람들을 이용해서 장사를 해먹는 사람들이 득시글하고 정말 한국에 적폐가 있다면 이런 사람들이야말로 적폐이지만 나아가지 못하는 사람들의 집착 때문에 쉽게 쳐내지 못한다. 


그리고 또다시 장사 시작

posted by alone glowf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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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기사 2018. 4. 7. 17:19



뉴질랜드에서 동성애죄를 범했던 사람들의 범죄기록이 국회의 무기명투표 결과 지워지게 되었다. 열여섯 살 이상인 남성이 합의 하에 하는 섹스는 1986년에 비범죄화되었지만 그 전에 행해진 범죄기록들은 남아 범죄사 기록물에 유지되어 왔다. 1965년부터 동성애를 합법화한 1986년까지 동성애죄로 잡혔던 남성은 천 여명에 달한다.

재정부 장관인 Grant Robertson 씨는 국회에서 우리는 오늘밤 국회에서 미안합니다라고 말해야 합니다. 저는 동성애 남성으로서의 삶을 자유롭게 누릴 수 있었고 국회에서 비난과 공세를 당한 것도 제가 게이라서가 아니라 재정부 장관이었기 때문입니다. 많은 분들이 겪어야 했던 두려움과 존재가치의 상실과 모욕을 저희가 쉽게 물리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많은 세대를 거쳐 형성된 것이니깐요.”라고 말했다.

 

법무부 장관인 Andrew Little 씨는 본회의에서 법안이 통과된 이후 트위터를 통해 오늘 저희는 정의롭지 못했던 동성애죄를 삭제했습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라고 언급했다.



이 법안은 이전 정부에서 활동가 Wiremu Demchick 씨가 동성애죄로 체포되었던 익명의 친구들을 대표해서 2017년에 발의한 것이다. 친구는 이 죄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십삼 년이 지난 지금도 자기낙인을 찍게 하고 존재가치가 상실되는 것 같으며 불의한 죄이자 모욕으로 남아있습니다.”라고 썼다.

국회는 지난 6월에 공식적으로 사죄를 하며 무수한 상처와 고통을 이 남성들과 가족들에게 계속해서 안겨주고 있으며 체포 경력의 효력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음을 인식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열여섯 살 이상의 남성 간의 성관계는 뉴질랜드에서 1986년에 동성애법 개정안을 통해 합법화되었다.

 

이 법안을 반대하는 것으로 유명한 보수적 크리스트교 단체 우려하는 시민 연합은 이 법안에 반대하는 팔십만 명의 서명을 모아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영국도 지난 1월에 수천 명의 남성들에게 동성애죄를 소급적용해서 사면해주었다. 관련 전과를 가진 시민들은 내무성을 통해서 범죄기록이 삭제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


https://www.independent.co.uk/news/world/australasia/new-zealand-gay-criminal-records-wipe-convictions-a8287266.html


만약에 한국에서 동성애죄 같은 게 있었다면 지금쯤 어떻게 되었을까? 계속 유지하는 건 힘들었겠지만 뉴질랜드처럼 기록을 없애자하면 엄청난 난리가 벌어졌을지도... 지금도 단순히 LGBT의 인권을 보장하자는 것에 발끈하는 사람들이 죄여야 마땅한(?) 것이 죄가 아니게 되었다고 해봐. 있었던 조례도 엎어버리는 사람들이 어떻게 나왔을지. 동성애죄 유지하는 건 힘들었을 거라고 했지만 유지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네 ㅋㅋㅋ(먼산) 옛날 정부가 이런 것에 대해서 무지하다시피 했던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되는 건가? ㅋㅋㅋ

posted by alone glowf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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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릴 적만 해도 개인주의라는 것은 상당히 낯선 개념이었다. 미국이나 유럽 선진국 같은 곳에서만 이뤄지는 것이고 한국에 이런 개념이 들어오는 것에 대해서 상당한 경각심을 가졌다. 이 때나 그 전에는 개인주의가 이기주의와 동일한 개념인 것으로 착각한 사람들도 있었을 정도니깐 한국에서 개인보다는 공동체 중심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서울 같은 대도시는 삭막한 사회, 시골은 정이 넘치는 공동체로 묘사되는 것은 흔한 일이었고 요즘 들어선 한국 시골도 그런 식으로 바라보기엔 무리가 생겼는지 외국의 두메산골을 찾아다니는 방송이 나오고 있다.(가끔씩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거나 하는 때 외엔 TV를 안 봐서 정말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식의 대중문화가 당연하다시피 돌아다녔던 시절에 성장기를 거쳤으니 나도 개인주의에 대해서 그렇게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지 않았고 공동체주의가 더 옳은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인상을 바꾸게 된 것이 장애인 문제였다. 


http://news1.kr/articles/?3271190

교육감도 소신대로 했다는 이유로 도망쳐야 하는 상황...


 가장 가까운 예로 장애인을 위한 특수학교 문제가 있다. 장애인들이 편하게 다니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학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추가로 짓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구에 이미 있다!"를 논리를 내세운다. (그걸로 충분하면 뭣하러 반대를 무릅쓰고 짓는다고 생각하는지...) 이 대신 한방병원을 지어야 한다며 난리를 피우는 것이 장애인이 다니는 것 자체가 자기 동네에 불이익이 된다는 말과 뭐가 다를까... 원래 내가 인식해왔던 공동체주의라면 다른 사람이 불편함을 겪어서 이를 해소하기 위한 시설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 반대한다면 타인의 어려움을 생각하지 않고 자기들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집단이기주의라고 생각해야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런 집단이기주의는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옛날 공동체를 생각해 보면 동네 바보형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장애인에 대한 이해라기보다는 그냥 방치하는 방식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옛날이야 그런 동네 바보형이 한 동네에 한둘 있을까 말까했지만 도시가 생기면서 이런 바보형들(생각해 보면 이런 곳에 누나라는 단어는 없다. 옛날 바보누나들은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이 한 곳에 모일 수 있는 시설이 만들어진다. 정신적인 문제뿐 아니라 육체적인 문제를 겪고 있는 장애인들이 모이는 시설도 마찬가지다. 그 곳은 혐오시설이 되고 이런 시설 하나 짓기 위해 장애인들의 가족들은 마음으로든 신체로든 무릎을 몇 번이고 꿇어야 한다. 시설이 지어지지 않는 것만의 문제로 보기도 힘들다. 그냥 버스나 지하철을 탔을 때 근처에 장애인이 앉아 있을 확률을 생각하면 간단하다. 그만큼 장애인들은 집단 앞에서 소수에 불과하다.


<오아시스> <Wonder>


비장애인을 돌아봐도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우선 여성에 대한 문제를 생각해보면 가정 내에서도 상당한 희생을 강요당해 왔지만 이게 사회로 들어가도 마찬가지의 상황이 된다. 동네에서 잔치가 열렸다고 생각해 보자 그 잔치를 준비하는 모습에 남자가 들어갈까? 조금만 생각해봐도 쉽게 들어가지지 않는다. 어떤 걸 설치하거나 하는 일은 남자가 해도 힘은 덜 들어가지만 그에 비해 시간은 상당히 긴 준비와 뒷정리들은 모두 여자가 맡고 있는 모습이 쉽게 상상이 된다. 실제로 지금도 그런 식인 것 같고. 공동체의 화합을 위해서 여자들의 희생이 강요된다면 그것이 공동체라고 할 수 있을까? 마치 그리스의 민주주의와 같은 일부 힘이 있는 사람들의 친목회에 다수의 힘이 없는 사람들이 소모되어 버리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그리고 이런 사회에서 여자들이 불이익을 넘어서 성적으로 위협을 받아왔다는 사실을 미투 운동으로 알리기 시작하자 그것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는 어떠했는가? 지금도 이런 개판 오 분 전 상황인데 옛날엔 어떠했을지 상상이 가지만 그 이상도 우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자기 마을을 위해서 남편과 사별한 여자에게 목숨을 끊게 하여 열녀비를 세웠다는 이야기도 꽤나 신빙성 있게 들린다. 아니면 독수공방하게 된 여자를 위해서 보쌈을 했다고 하는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결국엔 여자 개인의 삶은 개인이 결정하는 것이 아닌 남성 위주의 집단이 결정하는 것이라는 이야기나 진배없다.


손목을 비틀비틀


LGBT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혐오 세력에 대해서 이건 차별이다를 계속 외치니 기껏 한다는 말이 "내 눈에 띄지 말라"였다. 그런 말이나 지껄이는 모습을 보는 내 눈은 어쩌고... 자기들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의 삶을 부정하는 것이 옛날에는 어떤 식으로 받아들여졌을까? 동성애자이건 자기의 몸과 마음이 품고 있는 성이 다르건 간에 기존의 관습에 따라 결혼을 하게 되고 그것을 마을의 경사처럼 여기는 것이 옛날의 공동체였다. 옛날 기록에도 동성애 관련 기록이 있었다고 하지만 기록에 불과할뿐 그것을 존중하는 것은 이뤄지지 않았다.

힘이 없는 사람들의 희생 위에 세워진 공동체를 좋게만 볼 수 있을까? 이것이 좀 더 나가게 되면 국가주의가 되게 된다. 국가를 위해서 개인이 희생되고 일부의 마음에 드는 사고방식에 반하는 사상은 배척당하는 세상. 한국식 민주주의를 외쳐도 다들 당연하다는 듯이 받아들였던 세상. 자기들의 마음에 안 드는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사생활을 가지고도 배척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고 있는 세상.

이렇기에 개인주의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에 적합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서로 이야기를 나누지 않으면 민주주의는 있으나마나한 존재가 되고 이야기를 나누려면 서로의 존재를 인정해야 한다. 이 존재를 인정하기 위한 개인주의인 것이다. 말을 하는 사람이 많으면 이야기가 산으로 갈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 실험을 해본 결과 얼핏 보기엔 효율적으로 생각되는 한 사람이 독단적으로 이끄는 방식이 많은 사람이 이끄는 방식보다 뒤쳐지는 때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눌 때이다. 이 과정이 지난해 보일수도 있지만 한 사람이 끌고 갈 때에 보이지 않았던 측면을 여러 사람이 끌고 갈 때에 볼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결국 옳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공동체가 악인 것처럼 말을 해왔지만 내가 짚는 것은 공동체를 가장한 일부의 권위주의와 집단 이기주의이다. 이런 것을 내포하고 있는 허상의 공동체를 무조건 따라야 하는 일개 개인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개개인이 같이 이뤄내는 공동체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 서로의 개성을 존중해 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집단 이기주의를 위한 나중에로 억누르는 한 이러한 진보는 이뤄질 수 없다.

이런 점에서 개인주의와 이기주의를 같은 선상으로 놓는 것도 말이 되지 않는다. 정말 제대로 된 개인주의는 상대방을 인정할 수 있으며 그로 인해 서로의 행복권을 보장해 줄 수 있는 이타주의이다. 개인주의를 이기주의로 보고 싶었던 사람들은 자기들의 말에 따르지 않는 자유로운 개인이 마음에 들지 않아 그 개인을 이기적이라고 생각했던 건지도 모르겠다. 역으로 말하면 지금까지 말해왔듯이 집단 이기주의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른다. 

결국 제대로 된 공동체의 화합을 만들려면 이러한 이기주의를 다수의 합의에 의해 억제할 필요가 있다. 지금 현재로선 이런 면이 잘 이루어지고 있는 건지 아리송한 면이 있지만 발전이 전혀 없었다고 할 수도 없다. 이 발전을 이어나가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런 생각을 틈틈이 해봤는데 막상 글로 옮기니 갈수록 중구난방이 되는 것 같다. 결국 중요한 것은 개념을 어떻게 정의하고 활용하느냐이지 개념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개념의 작용을 풀어쓰는 것은 누구에게나 귀찮은 일이기에 결국 개념 자체에 원죄를 뒤집어씌우는 오류를 흔히 발견하게 된다. 지금 일고 있는 개헌 바람도 비슷한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바꾼다 한들 좋은 방향으로 바뀔 확률이 높은 건지 알 수 없는 대통령 임기와 의원내각제를 서로 당리당략에 맞추어서 싸우고 있을 뿐이지 정말 원래의 헌법이 그렇게 잘못된 건지, 법률로 정하면 될 일들까지 시시콜콜 개헌에 맞추고 있는 것이 맞는 건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지금 이렇게 바꿔버리면 나중에 아베나 시진핑 같은 사람이 나오지 말라는 법이 있을까? 차라리 엎어지는 게 답인 건지도...

제대로 된 마무리는 생각나지 않는다. 언제는 생각났나 싶지만. 그냥 이런 이야기를 해보고 글로 한번 정리해 보고 싶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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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다른 사람의 글 2018. 3. 30. 17:20

http://www.vop.co.kr/A00001271021.html


언론에서 보도해주지도 않으니 많은 사람들이 모르고 있겠지만 오늘로 민주노총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 김득중 씨가 단식에 돌입한 지 삼십 일째가 되었다. 계속되는 전원 복직 번복과 간보기에 가까운 행동을 일삼는 경영진의 태도에 항거하며 시작했지만 지금까지도 좋은 소식은 들려오고 있지 않다. 이런 소식을 전해 들은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 김득중 지부장의 단식 중단을 촉구하며 감옥에서 그저께부터 단식을 시작했다고 한다. 열악한 감옥환경에서까지 동지를 외면할 수 없다며 시작하게 된 슬픈 행동. 이런 슬픈 행동들 언제까지 이어져야 될 것인가...


출처: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소장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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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생각을 하며 아일란 셰누 군의 시신 사진을 바라본 게 삼 년 반 전. 최근에 올라온 참여연대 팟캐스트에서 헬프 시리아의 압둘 와합 사무국장의 말을 듣고 위의 트윗이 다시 떠올랐다. 


(다소 부정확한 한국어로 설명된 것을 풀어본 것이기 때문에 원래 의도와 다른 말이 있을 수 있음)

"그 사진이 처음 나왔을 때엔 제가 난민캠프에 있었어요. 요르단에 있는 자타리 난민캠프의 난민들과 있었는데 아동 관련 심리 교육과 치료를 맡고 있었는데 그 때 아일란 셰누의 사진이 돌면서 화제를 불러 일으켰습니다. 그 때엔 난민들과 같이 생활하고 놀고 치료하고 공부했었는데 난민들은 그 사진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았어요. 저는 한국에서 매일매일 어떤 뉴스가 나오고 있는지 보았는데 한국 사회에 상당한 난리가 났었잖아요 그 때. 사람들이 촛불 시위도 많이 하고 SNS와 모든 시민단체에서 사용하고 저걸 어떡해 하는데 난민캠프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아 하고 그냥 그러려니 하는 거예요. 되게 황당했어요 솔직히. 

"아니, 전세계가 사진 한 장에 난리가 났는데 우리 시리아인은 당사자 아냐? 우리가 신경을 안 써?"

 그런데 어떤 아버지가 날 보고 눈물을 흘리면서 이야기를 했어요. 처음엔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다가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한 사진 때문에 국제사회에 난리가 났는데 아일란 셰누 전에 죽었던 오십만 명은 왜 신경을 쓰지 않는 거야? 이제야 그 한 명 때문에 신경을 쓰는데 반짝 관심 아냐? 거짓 관심 아냐? 자기 감정을 위해 흘린 눈물이지 시리아 난민을 위한 건 아니잖아?"

이런 이야기를 하셨는데 처음엔 그 아버지의 말이 와닿지는 않았어요. '이 아저씨가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람' 이런 생각을 했는데 아버지가 눈물을 흘리시면서 이야기를 이어나가셨어요. 

"난 폭격으로 인해 자식을 세 명이나 보냈어요. 한 아이는 손상이 너무 심해서 시신을 수습도 못했고 한 아이는 아예 땅 속에 묻혀진 건지 시신도 못 찾았어요. 한 아이는 병원에서 거의 두 달 동안 치료를 받으며 매일매일 생사를 넘나들며 고생을 하다가 결국 죽었다고요." 아버지가 말하시길

"내 아들들 죽었을 때엔 보지도 않고 있었던 것에 답답함을 느껴요. 그 죽었다는 아이나 먼저 죽은 수십만 명의 아이나 똑같은 생명인데 수십만 명의 아이들에 대해선 신경을 왜 안 쓴 거예요? 이제 와서 한 아이를 신경쓰고 있다 그런들 우리는 기대하지 않을 거예요. 이 관심은 일시적인 관심이라고요. 며칠만 지나면 사람들이 다 잊어버릴 거고요." 아버지가 이런 말을 했어요. 

이것에 대해서 제가 그 땐 크게 신경을 못 썼는데 그로부터 이 년 반, 삼 년이 지났잖아요? 지금 보니깐 그 아버지의 말이 맞더라고요. 그 때 아일란 셰누의 이야기는 일 주일 정도만 지속되었고 사람들이 자기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 다른 걸로 바꿔버리고 하면서 사진이 확 없어졌고 일상으로 돌아가 버렸죠. 시리아 난민에 대한 관심은 끊겼고요.

물론 그 사진 한 장으로 시리아의 상황과 난민들의 실상을 많이 알리게 되었지만 그건 일시적이었다고 보고 있고 한국 단체와 함께 터키에서 시신을 발견했던 곳으로 가서 가족과 친척 분들을 만났는데 아일란 셰누의 아버지가 계속 눈물을 흘리셨어요.

"아들이 그렇게 죽을 줄 알았다면 배를 타고 유럽에 갈 생각을 않았을 거예요. 하지만 기회가 생긴다면 다시 가족을 배에 태우고 유럽으로 갈 거예요." 이런 이야기를 하셨어요. "왜냐하면 어떤 행동을 취해도, 난민생활을 한다 한들 천천히 죽는 거고 배 타고 지중해를 건너다 죽는다 한들 빨리 죽는 거지 어차피 죽는 거 천천히 죽으나 빨리 죽으나 그 차이일 뿐이니깐요."

다른 시리아 난민들도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가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죽을지의 여부예요. 난민캠프에서 죽을 고생을 하다가 죽을 건지 아니면 배를 타고 지중해를 건너다 죽을 건지 아니면 시리아에서 폭격을 당해 죽든지..." 이런 선택 외엔 없다고 여기는 거죠. 잔혹한 현실입니다."


시리아뿐만이 아니다. 미국이나 유럽 선진국에서 벌어진 대량학살 사건·테러 사건은 바로바로 전달되지만 중동이나 아프리카, 잘 사는 나라를 제외한 아시아 국가에서 이보다 더한 일이 벌어져도 잘 보도되지 않는다. 그만큼 사람들의 관심도 매우 적다. 적은 정도가 아니라 없다가 정확할 것이다. 물론 사람이 세계의 모든 일에 다 관심을 가질 의무나 가능성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압둘 와합 사무국장도 지적했듯이 뭔가 자극적인 일이 생기면 그런 자극을 감정적으로 소비하기 위한 관심이 생겨나기 시작한다. 이런 감정적인 소비는 본질적인 문제보다는 자기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발생한다. 그리고 조금 지나면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다. 이미 모든 욕구가 충족되었기 때문에.


하긴 생각해보면 굳이 다른 나라로 갈 것도 없다. <공동정범>에서 이충연 씨가 다른 참사 피해자와 유족들의 오해를 받으면서도 자신의 길을 갈 수밖에 없었던 이유 또한 어떻게든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존재를 알려야 했기 때문이니깐...


끝난 문제라면 그걸 핑계삼을 수도 있겠지만 시리아 문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지금 당장 시리아를 검색해서 나오는 기사도 정부군의 공격 예고 기사이다. 사람들은 계속 고통받을 수밖에 없지만 그걸 도와줄 수 있는 사람들은 손을 내밀기는 커녕 그 곳을 보지도 않고 있다. 


아니면 뭔가 또 자극적인 먹이가 있어야 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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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v.media.daum.net/v/20180328223601389



정봉주 고발을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좀 믿기가 힘들었다. 구속되기 직전에 그것도 어머니가 쓰러지기까지 한 날에 그럴 정신이 있긴 할까 싶었고 다른 성추행 고발을 당한 진보 정치가들이 보여준 태도와는 달리 상당히 믿는 구석이 있는 것으로 보여졌다.(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그 믿는 구석이 당당함이 아닌 인맥에 있었던 것 같지만...) TV조선에 나간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 저 사람 그냥 장사꾼이었나?' 하는 생각에 관심을 끊었지만 그 전까지 내가 조금이나마 접했던 정봉주의 모습에서 잘못한 것이 있는데도 없다 우길 그런 인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상당한 타격이 있을 것을 예상하고도 성추행 고발을 실행한 피해자와 프레시안 쪽을 생각해 봤을 때 의심을 하기도 뭐했다. 실제로 빠들이 날뛰면서 상황이 종결된 지금에 와서까지도 자신들이 마음껏 가한 2차 가해의 원인을 프레시안에 돌리며 우기기에 오기까지 별 관심을 두지 않으려 해도 훤히 보이는 난동을 보며 피해자와 프레시안을 염려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런 애매모호함을 전에 민병두 건을 다루면서 그냥 이름만 잠시 언급하는 정도로 표현했다. 그리고 이렇게 종결되었다.



나는 꼼수다를 들으면서 여기에 나오는 사람들을 적극 지지했던 적이 있었다. 그리고 이제 이 중에 남은 사람은 주진우 기자 한 명뿐이다. 아니 뭐 주진우 기자도 정봉주 건에 대해서 거의 침묵으로 일관했던 걸 생각하면 믿을 수가 없어졌다. 그렇게 촉이 발달해 있고 의혹이 가는 부분이 있으면 끈질기게 추적하는 걸로 명성을 떨친 기자가 바로 옆에 있는 의혹에 대해서 그것도 그렇게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모았던 날에 대해서 침묵하고 있다는 것을 어떻게 생각해야 될지 모르겠다. 정봉주 방패질에 나선 건 김어준 김용민이지만 주진우 기자도 이들과 계속 같이 활동을 해왔다. 그런데 정봉주가 실제로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 건지 몰랐을 리가 있을까? 설마 유시민처럼 파도가 일고 있는데 조개 줍는다 식으로 생각한 거라면...



결국 사람들은 자기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리고 미투 운동을 지지했든 아니든 이번 일을 통해 자신들의 잘못을 뉘우쳤든(뉘우친 사람이 있긴 한가?) 아니든 간에 피해자에 대한 사과·걱정보다는 계산이 앞선다.(하긴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판에 사과할 게 있나.) 이런 게 바로 김어준이 막으려 했던(?) 진영 분열의 효과다. 정작 중요한 본제를 제쳐두고 서로의 유불리만을 따지게 된다. 이런 소용돌이는 쉽게 가라앉지 않게 되고 결국 피해자의 상처는 피해자만 더욱 깊이 떠안아야 한다. 이런 식으로 사건을 망쳐놓고서 잘도 장자연 씨 사건에 대한 진상을 조사하라는 말이 나오나 싶다. 아 이건 위대하신 시민들의 검증을 거쳐 피해자로 인정받은 사건이니 괜찮은 걸까? 키득.

지금으로선 이런 사람들과 함께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는 게 끔찍하게 여겨질 뿐이다. 


http://www.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9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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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이런 걸 보고 순간적으로 내가 무슨 헛것을 보고 있나 싶었다. 하지만 계속 쳐다봐도 저 현수막의 내용은 그대로이니 그대로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양천구청을 신월동으로 옮기겠다라... 구청을 옮길 자리가 이 근처에 있긴 한 건가도 잘 모르겠고 옮긴다 한들 뭐가 바뀌는 건지도 잘 모르겠다. 그리고 목동 주민들이 가만히 있을까? 도대체 이게 균형발전과 무슨 관련인가 지역 간의 갈등만 키우는 거지. 



하긴 생각해보면 다짜고짜 전재산 거는 분도 있으셨고(저번 지방선거 하고 총선에 나왔는데 이번에도 나오나?)



국회의원 권한으로 불가능하고 대통령이라 해도 불가능하며 해서 뭐가 달라질까 싶은 십 년 내에 GDP 10만 달러 공약을 내거셨던 분도 있고(김현배)



고문수사관이 구청장 3선을 달리시질 않나...



강서구 시절부터 국회의원 6선을 달리신 분이 말년에 선거법 위반으로 끝나고...(김영배)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6/03/25/0200000000AKR20160325161351004.HTML


지난 총선 때엔 우연히도(?) 후보 세 명이 모두 음주운전 전력이 있는 걸로 명성을 떨쳤지(?)


http://www.nocutnews.co.kr/news/4876265


그렇게 양천제일 음주운전 대회에서 우승한 김용태는 "음주운전으로 갈고 닦은 드리프트를 보여주마!"를 외치며 자기 이익에 따라 정당을 왔다갔다 난리부르스를 췄잖아 ㅋㅋㅋ




현 구청장은 위안부 피해자 추모 동상 립서비스했었지.


결국 뭐 양천구 정치가들에게 내가 바랄 수 있는 게 뭔지를 모르겠다. 조금만 살펴봐도 개판이니 정의당 쪽 후보마저도 저런 이상한 말이나 하고 있는 거잖아? 아니면 다른 지역 정치가들도 대부분 저런 식인 건가? 지방선거를 두 달 정도밖에 남겨놓고 있지 않은 현재 내가 찍을 수 있는 표의 수는 극도로 줄어들어 있다. 이 정도면 뭣하러 투표에 참여해야 되는가 하는 생각 외엔 들지도 않고... (차악을 선택하라는 개소리나 좀 안 들렸으면 좋겠다.) 예전에는 모두가 꼭 투표에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위해 투표시간을 대폭 늘리자고 했었지만 지금으로선 나 자신도 이렇게 의욕이 생기지 않는데 내 말 듣지도 않을 타인에게 뭣하러 투표를 강권해야 하는 건가 하는 생각만 든다.


*억지로 투표소에 발을 들여서 억지로 찍어봤지만 결국 구의회와 시의회 지역구는 찍지 못했다. 뭐 하나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고 정의당은 아예 없고... 뭘 어떻게 해야 될지 몰라서 지난번에 이어 이번에도 기권했다. 양천구청장도 기권할까 하다가 억지로 양성윤 후보를 찍었다. 의욕이 없어도 너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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