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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녹색당을 지지하고 있는 동안 의아하게 생각했던 것을 딱 한 군데로 짚을 수는 없지만 그 중에 크게 느꼈던 것 중 하나가 기본소득이었다. 매우 웅대한 꿈처럼 들리지만 결국 이걸 어떻게 실행해야 되는지가 너무 막막했기 때문이다. 녹색당이 주장해 왔던 바가 크게 바뀌지 않았다면 한 달에 사십만 원씩을 모든 인민들이 골고루 나눠받는 방식이다. 대략 오천만으로 잡고 일 년을 계산해 본다면 이백사십조 원이 나오게 된다. 거기에 반 좀 넘게 얹어주면 지금 현재 국가예산이 된다. 그렇게 나눠가질 돈을 마련하는 것도 대략난감하지만 정말 나눠준다고 해서 무슨 변화가 있을지도 난감하다. 녹색당이 바라보는 것처럼 더이상의 성장은 바라보지 않는다 쳐도 이만한 나라를 지탱할 예산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기본소득을 실행하면 대체 그 예산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지 짐작이 되지 않는다. 다른 곳에서 쥐어짠다고 해도 한계가 있다. 쥐어짜는 걸로 할 수 있다면 유럽의 복지 선진국들이 진작에 시행했겠지만 아직 시민들을 설득하는 것도 그렇게 만만치가 않다. 석유 팔아먹어서 기본소득 비스끄무리한 거 해왔던 알래스카 이야기는 내 앞에서 꺼내지 말고.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납득을 하지 못하는 것은 선별적 복지의 해악성이다.

언젠가부터 선별적 복지를 하는 것이 상당히 나쁜 수단으로 여겨지고 보편적 복지만이 좋은 것인 것처럼 여겨지고 있다. 물론 급식같은 경우처럼 선별적 복지를 해봤자 오히려 그로 인한 돈만 더 들어가게 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자원이 한정되어 있는 경우, 그것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계층이 있는 경우 무조건 그런 선별적 복지를 나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 장애인을 위한 시설이나 제도도 선별적 복지이지만 그것을 누가 뭐라고 하지 않는다. 가난한 세대를 지원하는 것도 선별적이지만 그것을 누가 뭐라고 하지 않는다. 위에 올려놓은 정책들의 경우도 그렇다. 청년층의 취업과 경제적 안정을 도와주기 위한 대책에 대해서 신지예 녹색당 후보는 하나같이 반대 입장을 드러내면서 기본소득을 내세운다. 그렇게 기본소득이 절실하지 않은 쪽에게 일부러 나눠주기 위해 당장이 절실한 층을 외면한다면 원래의 취지에도 어긋나는 것 아닌가? 그리고 정장의 경우 많은 취업준비생들이 당장 양복이 마땅치 않아서 세탁소 같은 곳에서 대여를 하고 있고 이런 사람들을 위해 양복을 빌려주는 사회적 기업도 존재한다. 이런 것을 시에서 하는 것이 예산 낭비라면 기본소득은 왜 하는 걸까? 복지의 기본은 사회적 안전망을 키워서 부의 격차를 줄이는 것이 전제일 텐데 격차를 줄이는 것에 반대를 날려도... 

이런 생각을 하다보니 결국 앞서 말했던 전체를 지탱할 예산 중에 기본소득을 빼면 도대체 뭐가 남는 건가 하는 의문으로 돌아오게 된다. 모든 것을 기본소득에 맞춰버리고서 정작 다른 필요한 곳들은 무시해 버린다면 대체 뭘 할 수 있는 걸까? 멀리 보는 것도 좋긴 한데 가까이에 있는 난관을 무시하면서 멀리 볼 수는 없는 것 아닌가? 그 멀리 보는 방향이 맞는 건지도 정확하지 않은 판국에...

내가 맞을지 틀릴지는 모를 일이지만 녹색당 등이 바라보는 기본소득의 전망은 더더욱 모르겠다. 기본소득 지지자들이 보기엔 내가 아무 것도 모르면서 이러는 걸로 비춰질지도 모르겠지만.

posted by alone glowf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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